사이클 | 반도체 · IT > 종합반도체 | 2026-04-13 dartlab 실측 같은 시리즈: SK하이닉스 · 삼양식품 · 두산에너빌리티 · 알테오젠 · HMM · 셀트리온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HD현대일렉트릭 · 고려아연 · 에이피알 · 크래프톤 · 달바글로벌 · 경동나비엔 · 대한조선 · 현대글로비스 · 농심 · 한온시스템 · LG이노텍 · 금호석유화학 · HDC현대산업개발 · 현대모비스 · SKT · GS건설 · 현대코퍼레이션 · 한국전력 · 에코프로 · 쿠팡 · 현대자동차 · Nike · 기업이야기 시리즈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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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세계에서 메모리를 가장 많이 팔던 회사가, AI 시대의 메모리에서 만년 2위에게 처음 추월당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참인 회사가 삼성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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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한 줄
1969년, 이병철은 흑백 TV와 냉장고를 만드는 전자회사를 세웠다. 이름은 삼성전자공업. 14년 뒤인 1983년 2월 8일, 이병철은 도쿄에서 반도체(DRAM)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그 시장은 일본이 지배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무모하다고 했다. 그해 12월 삼성은 64K DRAM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다. 1992년 64M DRAM을 세계 최초로 내놓으며 메모리 세계 1위에 올랐다. 1993년 이건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했다. 그 뒤 2000년대의 치킨게임에서 독일 키몬다가, 일본 엘피다가 무너지는 동안 삼성은 살아남아 1위를 굳혔다. 그렇게 33년간(1992~2025) 삼성은 세계에서 메모리를 가장 많이 파는 회사였다. 그런데 2025년, 그 1위가 처음으로 흔들렸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메모리 HBM에서,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에게 밀린 것이다. FY2025 SK하이닉스 영업이익 47.21조가 삼성전자 43.6조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고, HBM 점유율은 하이닉스 62%, 삼성 17%로 삼성이 3위다. 파운드리에서는 TSMC(38%)에 삼성(4%)이 10배 격차로 밀린다. 그런데도 2026년 1분기, 그 거인은 분기 영업이익 57.2조라는 사상 최대를 찍었다. 매출 334조, 현금 110조, 그러나 이재용의 지분은 1.63%. 가장 중요한 두 전장에서 밀리면서도 여전히 가장 큰 이 역설을 dartlab으로 뜯어본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05930")
c.story() # 6막 자동 보고서
c.select("IS",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freq="Y")
c.panel("segments") # 부문별 실적 1막. 1969년, TV를 만들던 회사가 반도체를 하겠다고 했다
시작은 반도체가 아니었다
지금 삼성전자를 “반도체 회사”로 알지만, 시작은 그렇지 않았다. 1969년 1월, 이병철은 삼성전자공업을 세웠다. 첫 제품은 흑백 TV였다. 냉장고, 세탁기, 선풍기를 만들며 일본 산요와 NEC의 기술을 빌려 조립하던 후발 가전회사였다.
전환점은 1974년이었다. 삼성은 파산 직전의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병철의 셋째 아들 이건희가 사재를 털어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이 인수가, 훗날 삼성을 반도체 회사로 만드는 씨앗이 된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반도체는 손목시계용 칩이나 만드는 변두리 사업이었다.
1983년 2월 8일, 도쿄 선언
진짜 결정은 1983년에 나왔다. 1983년 2월 8일, 이병철은 도쿄에서 DRAM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도쿄 선언”이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이 결정이 왜 무모하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알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사이클 한 번이 돌면 회사가 통째로 흔들리는 극단적 변동 산업이었다. 시장은 미국(인텔, TI, 마이크론)과 일본(NEC, 도시바, 히타치)이 장악하고 있었다. 한국은 양산 기술도, 인력도, 장비도 없었다. 후발주자가 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자살에 가깝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같은 시기, 현대그룹 정주영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1983년 2월 24일 현대전자(훗날의 SK하이닉스)가 설립된다. 한국 양대 그룹이 같은 달에 같은 산업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 두 결정이 30년 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두 회사가 나눠 갖는 결과로 이어진다. 1983년 2월은 한국 산업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 중 하나였다.
그해 말, 세계 세 번째
삼성의 속도는 예상을 뒤엎었다. 도쿄 선언 열 달 만인 1983년 12월, 삼성은 64K DRAM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였다. 후발주자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몇 년 만에 좁힌 것이다. 이때부터 삼성 반도체의 서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서사의 본질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반도체가 삼성의 이익을 결정하고, 메모리 가격 사이클이 반도체를 결정한다는 것.
그 사이클의 진폭을 먼저 재무제표로 확인하고 시작하자.
메모리는 가격 사이클 산업이다. 삼성전자의 이익이 얼마나 크게 출렁이는지, 5년 손익계산서로 본다.
2막. 33년 1위: 일본과 독일을 무너뜨린 치킨게임
1992년, 세계 1위에 오르다
64K DRAM으로 시작한 삼성은 1M, 4M, 16M로 세대를 밟아 올라갔다. 그리고 1992년, 64M DRA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DRAM 시장 세계 1위에 올랐다. 도쿄 선언 9년 만이었다. 후발주자가 선두를 추월한 것이다.
이 1위는 이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2025년까지 33년간 삼성은 DRAM 시장 세계 1위였다. 이 33년이라는 숫자가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정체성이자 자부심이었다. “우리는 세계에서 메모리를 가장 많이 파는 회사”라는 문장이, 이 회사를 규정했다.
1993년, “다 바꿔라”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유명한 문장을 남겼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다.
당시 삼성은 양적으로는 컸지만 질적으로는 3류라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이건희는 불량품을 쌓아놓고 태우는 화형식을 시키며 품질 우선으로 회사를 뒤집었다. 이 문화적 전환이 1990년대 후반 삼성이 메모리뿐 아니라 반도체 전반, 그리고 이후 스마트폰까지 세계 1위로 밀어붙이는 동력이 됐다.
치킨게임: 경쟁자들이 무너지는 동안
삼성이 33년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메모리 산업 특유의 치킨게임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메모리는 표준품(commodity)이다. 삼성 DRAM과 마이크론 DRAM은 성능이 거의 같다. 그래서 경쟁은 가격으로 벌어지고, 가격이 원가 아래로 떨어지는 불황이 오면 자본력이 약한 회사부터 무너진다. 살아남은 회사는 무너진 회사의 점유율을 흡수한다. 이것이 메모리 치킨게임이다.
2007~2009년의 대불황이 결정적이었다. DRAM 가격이 원가 이하로 폭락하자, 독일의 키몬다(인피니온에서 분사)가 2009년 1월 파산했다. 일본이 D램 회사들을 합쳐 만든 엘피다도 2012년 2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결국 마이크론에 인수됐다. 대만 업체들도 대거 타격을 입었다.
삼성은 이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적자를 감내하며 생산을 유지했고, 경쟁자가 쓰러지자 그 자리를 가져갔다. 불황이 끝났을 때 세계 DRAM 시장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과점으로 정리돼 있었다. 이 과점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며, 세 회사가 함께 가격을 지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1위가, 지금 흔들린다
33년간 이어진 이 1위의 서사에 균열이 생긴 것이 2025년이다. 뒤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AI 시대의 메모리인 HBM에서 삼성은 SK하이닉스에 밀렸고, FY2025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33년간 스스로를 “1위”로 규정해온 회사에게, 이것은 숫자 이상의 사건이다.
그러나 그 사건을 이해하려면, 먼저 삼성전자가 어떤 구조의 회사인지부터 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사실 하나의 회사가 아니다.
매출 334조. 그런데 이 매출은 성격이 전혀 다른 4개의 사업에서 나온다. 그 구조를 분해한다.
3막. 4개의 회사: 334조를 팔지만 이익은 반도체가 다
5년 손익계산서, 이익이 10배로 출렁인다
먼저 전체 그림이다. 삼성전자의 5년 손익계산서를 펼치면, 매출은 완만한데 이익은 극단적으로 출렁인다.
c.select("IS",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freq="Y") | 항목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매출 | 333.6 | 300.9 | 258.9 | 302.2 | 279.6 |
| 영업이익 | 43.6 | 32.7 | 6.6 | 43.4 | 51.6 |
| 순이익 | 45.2 | 34.5 | 15.5 | 55.7 | 39.9 |
| 영업이익률 | 13.1% | 10.9% | 2.5% | 14.4% | 18.5% |
매출은 259조에서 334조 사이에서 움직인다. 진폭이 29%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6.6조에서 51.6조 사이에서 움직인다. 진폭이 682%다. 매출 진폭의 23배다. 이것이 반도체 레버리지다. 매출이 조금만 늘어도 이익은 폭발하고, 조금만 줄어도 이익은 무너진다. 2023년이 바닥이고, 2025~2026년이 꼭대기다.
이 진동의 정체는 하나다. 메모리 가격이다. DRAM과 NAND 가격이 오르면 이익이 폭발하고, 떨어지면 적자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매출 334조짜리 회사가 왜 반도체 하나에 이렇게까지 흔들리는가. 나머지 사업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삼성전자는 4개의 회사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열면 부문이 4개 나온다. 각각이 독립된 대기업 규모다.
c.panel("segments") | 부문 | 매출 (조원) | 비중 | 영업이익률 (추정) | 정체 |
|---|---|---|---|---|
| DS (반도체) | 131 | 36% | ~27% | DRAM + NAND + 파운드리 + LSI |
| DX (MX+가전) | 188 | 52% | 6.9% | 갤럭시 + 냉장고 + TV |
| SDC (디스플레이) | 35 | 8% | ~20% | OLED 패널 |
| 하만 | 17 | 4% | ~6% | 차량 오디오·전장 |
매출로 가장 큰 부문은 반도체가 아니라 DX다. 스마트폰 갤럭시와 TV, 냉장고를 묶은 DX가 매출의 52%인 188조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 갤럭시”라는 대중의 인식은 여기서 온다. 그런데 이익을 보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진다.
DX: 매출은 가장 크고, 마진은 애플의 5분의 1
DX 부문 영업이익률은 6.9%다. 188조를 팔아서 약 12.9조를 남긴다. 같은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애플은 제품 매출총이익률이 약 36%, 전사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다. 삼성 DX의 영업이익률 6.9%는 그 5분의 1 수준이다.
이유는 제품 구성에 있다. 애플은 프리미엄 단일 라인업이다. 삼성은 갤럭시 S 시리즈(프리미엄)부터 A 시리즈(보급형)까지 전 가격대를 커버하고, 여기에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까지 합산된다. 가전의 영업이익률은 3~5% 수준이다. DX 6.9%는 스마트폰과 가전이 섞인 블렌딩 값이다. 매출은 크지만 이익의 질은 낮다.
SDC: 가장 조용한 이익 공장
SDC(디스플레이)는 매출 35조에 영업이익률이 약 20%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안정적인 부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OLED 패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최상위권이다(범용까지 넓히면 중국 BOE 추격으로 낮아졌지만, 고부가 플렉시블 패널은 여전히 우위). 애플 아이폰의 화면도 삼성이 만든다. 고부가 독과점에서 나오는 마진이다.
반도체를 빼면, 영업이익률 7%짜리 회사
이제 핵심 산수를 해보자. DS(반도체) 부문을 빼면 삼성전자는 어떤 회사인가.
| 구분 | 매출 (조원) | 영업이익 (조원) | 영업이익률 |
|---|---|---|---|
| 전사 | 333.6 | 43.6 | 13.1% |
| DS 제외 | 202.6 | ~14.1 | ~7.0% |
반도체를 빼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 7%짜리 회사다. 뒤집으면 이런 뜻이다. 삼성전자에 투자한다는 것은 곧 반도체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64%(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하만)는 반도체가 호황일 때는 존재감이 사라지고, 반도체가 불황일 때 회사를 버티게 하는 보험이자 캐시카우다.
그런데 여기서 더 이상한 질문이 나온다. 같은 반도체, 같은 메모리를 만드는데, 왜 삼성의 반도체 마진은 SK하이닉스의 절반밖에 안 되는가.
DS 영업이익률 27% vs SK하이닉스 49%. 같은 DRAM을 만드는 두 회사의 마진이 왜 두 배 차이나는지, 그 안에 삼성의 가장 아픈 이야기가 있다.
4막. 처음 당한 추월: HBM, 엔비디아, 그리고 만년 2위
같은 메모리인데 마진이 절반
2025년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률은 약 27%다. 같은 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49.2%다. 같은 DRAM, 같은 NAND를 만드는 두 회사인데 마진이 거의 두 배 차이다.
hynix = dartlab.Company("000660")
hynix.select("IS", ["매출액", "영업이익"], freq="Y") | 항목 (조원) | 삼성 DS | SK하이닉스 |
|---|---|---|
| 매출 | 131 | 97.2 |
| 영업이익 (추정) | ~35 | 47.2 |
| 영업이익률 | ~27% | 49.2% |
매출은 삼성 DS가 1.3배 많은데, 영업이익은 하이닉스가 더 많다. 이 한 줄에 삼성전자의 가장 아픈 이야기가 압축돼 있다.
파운드리가 이익을 먹고 있다
첫 번째 답은 DS 안의 구성에 있다. DS 부문은 메모리만 있는 게 아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LSI(시스템반도체 설계)가 함께 묶여 있다. 삼성은 이 셋의 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 추정을 종합하면 파운드리와 LSI를 합친 연간 적자가 약 7조원에 달한다.
계산해보자. DS 전체 영업이익이 약 35조인데 파운드리에서 7조 적자가 났다면, 메모리 단독 이익은 약 42조가 된다. 메모리 매출을 약 95조로 추정하면 메모리 단독 영업이익률은 약 44%로, SK하이닉스의 49%에 훨씬 가까워진다.
| 구분 | 매출 (조원) | 영업이익 (조원) | 영업이익률 |
|---|---|---|---|
| DS 전체 | 131 | ~35 | ~27% |
| 메모리 단독 (추정) | ~95 | ~42 | ~44% |
| 파운드리+LSI (추정) | ~36 | ~-7 | 적자 |
| SK하이닉스 | 97.2 | 47.2 | 49% |
즉 삼성 메모리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낸다. 문제는 그 이익을 파운드리 적자가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메모리 단독으로 비교해도 삼성 44%는 하이닉스 49%보다 5%포인트 낮다. 그 5%포인트가 이 서사의 핵심이다. HBM이다.
HBM: 메모리 1위가 3위인 전쟁터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로, AI 가속기에 붙는 프리미엄 DRAM이다. 여러 DRAM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통로를 넓힌 제품이라, 일반 DRAM보다 단가가 3~5배 높고 마진이 두텁다. AI 붐의 한복판에 있는 제품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이 전쟁터에서 삼성은 3위다. 업계 집계 기준 2025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 17%다. 33년간 메모리 세계 1위였던 회사가, 가장 비싸고 가장 잘 팔리는 메모리에서는 3위다.
어떻게 이렇게 됐는가.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엔비디아와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관계를 맺었다. 반면 삼성은 5세대 HBM3E의 엔비디아 품질 승인이 늦었다. 반도체에서 1년은 세대가 바뀌는 시간이다. 엔비디아 H100과 H200에 삼성 HBM이 제때 들어가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AI 붐이 가장 뜨겁던 그 시기에, 삼성은 가장 뜨거운 제품의 문 밖에 서 있었다.
FY2025, 처음으로 추월당하다
이 격차가 숫자로 폭발한 것이 2025년이다. FY2025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7.21조로, 삼성전자 43.6조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33년간 삼성의 절반 이하였던 회사가, 처음으로 삼성보다 많은 이익을 낸 것이다.
이 사건의 무게를 이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매출로는 여전히 하이닉스의 몇 배다. 회사 전체 규모도 훨씬 크다. 그러나 “이익”이라는, 회사의 실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숫자에서 처음으로 뒤집혔다. 그것도 삼성이 33년간 1위였던 바로 그 산업, 메모리에서. 이것은 단순한 실적 역전이 아니라, 삼성이라는 회사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다.
2026년 현재 삼성은 HBM4 세대에서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5월에는 차세대 AI 메모리 샘플을 주요 고객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유율 역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삼성이 다음 세대에서 이 전쟁터를 되찾을 수 있느냐가, 33년 1위의 서사를 이어갈지 끝낼지를 결정한다.
메모리는 그래도 따라잡을 여지가 있다. 그런데 삼성의 또 다른 전장, 파운드리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여기서는 격차가 5%포인트가 아니라 10배다.
TSMC 38% vs 삼성 4%. 파운드리에서 삼성은 매년 7조씩 적자를 내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왜 멈출 수 없는지, 그 계산을 본다.
5막. TSMC라는 벽: 파운드리 적자 7조,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이유
10배 격차
파운드리는 남이 설계한 칩을 대신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 산업이고, 절대 강자는 대만의 TSMC다.
업계 집계 기준 2025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약 38%, 삼성 약 4%다. TSMC가 삼성의 약 10배다. HBM에서의 3위가 만회 가능한 격차라면, 파운드리에서의 이 격차는 벽에 가깝다.
c.analysis("수익구조") | 팹리스 고객 | TSMC | 삼성 |
|---|---|---|
| Apple | O | X |
| NVIDIA | O | X |
| AMD | O | X |
| Qualcomm | O | 일부 |
| Tesla | O | 최근 수주(보도) |
세계에서 칩을 가장 많이 설계하는 세 회사, 애플과 엔비디아와 AMD가 모두 TSMC로 간다. 삼성 파운드리에 오는 고객은 제한적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신뢰다. 칩 하나 설계에 수억 달러가 드는 팹리스 입장에서, 수율(정상 제품 비율)이 검증된 TSMC를 놔두고 삼성에 맡길 이유가 크지 않다. 여기에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경쟁 관계인 회사에 자기 설계를 맡기기 꺼리는 고객도 있다.
매년 적자인데 왜 더 투자하는가
파운드리 사업부는 업계 추정으로 여러 해째 적자다. 누적 적자가 수십조에 달한다. 그런데도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약 24조원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적자인데 왜 더 투자하는가.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메모리는 사이클이다. 영원하지 않다. 앞에서 봤듯이 DRAM 가격은 3~4년 주기로 등락하고, 2023년처럼 바닥을 찍으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이 6.6조까지 떨어진다. 메모리 하나에만 의존하면 사이클 바닥에서 회사가 통째로 흔들린다. 파운드리가 성공하면 이 사이클을 막아주는 방어벽이 된다.
둘째, 수직통합이다. 삼성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메모리와 로직(파운드리)과 첨단 패키징을 모두 하는 회사다. 인텔조차 파운드리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TSMC는 제조만 한다. 여러 칩을 하나로 조합하는 칩렛 시대가 오면, 설계부터 제조와 패키징까지 한 지붕 아래서 해결하는 능력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셋째, 최근의 균열이다. 2025년 말,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위탁생산을 수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확정이 아닌 보도 단계지만, TSMC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다.
| 구분 | TSMC | 삼성 파운드리 |
|---|---|---|
| 2025 매출 (조원) | ~130 | ~18 |
| 영업이익률 | ~45% | 적자 |
| 2nm 양산 시점 | 2025년 | 2025~2026년 |
| 주요 고객 | Apple, NVIDIA, AMD | Qualcomm 일부, Tesla(보도) |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미래 베팅이다. 지금은 메모리 이익을 까먹는 구멍이지만, 성공하면 사이클 방어벽이자 제2의 수익원이 된다. 실패하면 매년 7조씩 뚫린 구멍을 메모리 이익으로 계속 메워야 한다. 이 베팅을 감당하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현금은 110조다. 그런데 그 돈에는 함정이 있다.
현금 110조인데 국내에서 쓸 수 있는 돈은 11조뿐이다. 나머지 100조는 어디에 있고, 왜 못 쓰는가.
6막. 50조 스윙: 2023 적자에서 2026 57조로
2023년 바닥, 그리고 반등
2023년은 삼성전자에게 최악의 해였다. 매출 258.9조에 영업이익 6.6조. 영업이익률 2.5%. 매출 259조를 팔아서 6.6조밖에 못 남긴 해다. DS(반도체) 부문만 떼어보면 연간 약 15조 적자였다. DRAM 가격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메모리가 적자에 빠졌고, 파운드리 적자까지 더해진 결과다.
그리고 반등이 왔다. 2025년 DS 영업이익은 약 35조로 돌아섰고, 2026년 1분기에는 전사 영업이익 57.2조라는 사상 최대를 찍었다. DS 부문 영업이익 약 -15조에서 2년 만에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50조가 넘는 스윙이 2년 사이에 일어났다.
c.analysis("수익성") | DS 부문 (추정,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DS 영업이익 | ~35 | ~22 | ~-15 | ~30 | ~38 |
| DS 영업이익률 | ~27% | ~22% | 적자 | ~28% | ~37% |
스윙의 동력은 AI다
이 스윙을 만든 것은 AI다. 2022년 말 챗GPT가 등장한 이후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가 폭발했다. 엔비디아 AI 가속기 한 장에 붙는 HBM 용량이 세대마다 2배씩 늘었고, 서버 한 대당 일반 DRAM 탑재량도 크게 늘었다. DRAM 가격은 2023년 하반기를 바닥으로 2024년부터 반등했다. 메모리 3강이 함께 감산하며 공급을 조인 것도 가격 반등을 도왔다.
적자일 때도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반도체 회사의 진짜 체력은 설비투자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삼성의 설비투자에는 오랜 원칙이 있다. 사이클 바닥에서 오히려 늘린다는 것이다.
| 설비투자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삼성전자 | 52.2 | 53.7 | 60.5 | 53.1 | 49.8 |
| SK하이닉스 | ~18 | ~15 | ~11 | ~19 | ~13 |
삼성은 영업이익이 6.6조로 무너진 2023년에도 설비투자를 60.5조 집행했다. 버는 것의 9배를 투자한 것이다. 실제 장사로 들어온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 44.1조보다 많은 돈을 투자에 쏟았고, 그 결과 그해 잉여현금흐름은 -16.4조 적자였다.
왜 이렇게 하는가. 앞서 2막에서 본 치킨게임의 논리 그대로다. 경쟁사가 투자를 줄일 때 삼성이 투자를 늘리면, 사이클이 돌아왔을 때 확대된 생산능력으로 이익을 쓸어간다. 이 패턴이 1990년대부터 반복돼 왔다. 규모가 곧 무기다.
현금흐름도 50조 스윙
c.analysis("현금흐름") | 항목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85.3 | 73.0 | 44.1 | 62.2 | 65.1 |
| 설비투자 | -52.2 | -53.7 | -60.5 | -53.1 | -49.8 |
| 잉여현금흐름 | 33.2 | 19.2 | -16.4 | 9.1 | 15.3 |
2023년 잉여현금흐름 -16.4조에서 2025년 +33.2조로, 이것도 약 50조 스윙이다. 이익의 진동이 현금흐름의 진동으로 그대로 전이된다. 사이클 기업의 현금흐름을 1년만 잘라 보면 판단을 그르친다. 최소 3~5년 평균으로 봐야 이 회사의 진짜 현금 창출력이 보인다. 5년 잉여현금흐름 합계는 60.3조, 연평균 약 12조다. 이것이 삼성전자의 정상 잉여현금흐름에 가깝다.
이렇게 벌어 쌓은 현금이 110조다. 그런데 그 돈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쓸 수 없는 곳에 있다.
7막. 110조 현금과 텅장: 해외에 묶인 돈, 빚내서 한 배당

현금 113조, 한국 기업 1위
대차대조표를 열면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상품)은 약 113조원이다. 한국 기업 중 단연 1위이고, 시가총액 500조의 약 23%가 현금이다.
c.select("BS", ["현금및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재고자산"], freq="Y") | 항목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현금및현금성자산 | 57.9 | 53.7 | 47.2 | 49.7 | 49.7 |
| 단기금융상품 | ~55.3 | ~48.0 | ~47.0 | ~52.0 | ~34.0 |
| 합계 | ~113 | ~102 | ~94 | ~102 | ~84 |
| 재고자산 | 52.6 | 51.8 | 40.7 | 52.2 | 41.4 |
113조인데,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건 11조
여기서 함정이 드러난다. 2025년 사업보고서 주석을 보면, 국내 본사의 현금은 약 11조뿐이다. 나머지 약 102조는 해외 법인에 있다.
왜 돈이 해외에 묶여 있는가. 삼성전자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해외 법인이 벌어들인 돈은 현지에서 재투자되거나 예치된다. 이 돈을 국내로 송금하면 현지 원천징수세와 국내 법인세 차액 같은 세금이 발생한다. 그래서 해외 현금은 그 자리에 머무른다. 미국 기업들이 2017년 세제개편 이전에 겪었던 해외 현금 트랩과 같은 구조다. 애플이 해외에 수천억 달러를 쌓아두고도 자국에서는 채권을 발행해 자사주를 매입했던 것과 닮았다.
현금 110조인데 빚을 내서 배당했다
2025년 11월, 삼성전자는 대규모 주주환원을 발표했다. 자사주 10조원 매입과 소각, 이어 2026년 1월 추가 6조원. 합계 16조원 규모다. 여기에 특별배당 1.3조까지 더하면 총 17조원이 넘는 환원이다.
그런데 국내 현금이 11조인데 17조를 어디서 꺼냈는가.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2024~2025년 국내에서 회사채를 약 8조원 발행했다. 현금 110조를 가진 회사가, 빚을 내서 배당을 한 것이다. 이상해 보이지만 계산상으로는 합리적이다. 해외 현금을 국내로 가져오면 원천징수세(약 15~25%)를 내야 한다. 그보다 훨씬 싼 회사채 금리(1~2%)로 빌리는 편이 낫다. 해외에 현금이 넘치는데 국내에서 빚을 내는 이 모순이, 글로벌 기업의 세금 구조가 만든 풍경이다.
| 주주환원 (조원)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배당금 | 9.9 | 10.9 | 9.9 | 9.8 | 20.5 |
| 자사주 매입 | 8.2 | 0 | 0 | 0 | 0 |
| 합계 | 18.1 | 10.9 | 9.9 | 9.8 | 20.5 |
삼성전자의 배당 정책은 3년 단위로 설정되며,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한다는 원칙이다. 2023년 잉여현금흐름이 -16.4조였는데도 배당 9.9조를 유지했다. 사이클 바닥에서도 배당을 깎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2025년부터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것은 잉여현금흐름이 33.2조로 회복되면서 환원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재고 52.6조, 현금과 맞먹는 규모
마지막으로 재고를 봐야 한다. 재고자산이 52.6조로, 현금성자산 57.9조와 거의 같다. 반도체 재고는 곧 아직 팔리지 않은 DRAM과 NAND다. 가격이 오르면 이 재고는 금이 되고,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로 이익을 깎는다. 2022년에도 재고가 52.2조였다가 2023년 하락기에 40.7조로 줄었고, 다시 2024~2025년에 51~52조로 돌아왔다. 재고가 쌓였다는 것은 가격 상승기에 생산을 늘렸다는 뜻이고, 다음 하락 사이클에서는 이 재고가 리스크로 바뀐다. 지금의 강한 숫자 안에 다음 사이클의 씨앗이 함께 들어 있다.
현금도, 이익도, 재고도 다 사이클을 탄다. 그런데 이 500조짜리 회사를 지배하는 지분은 단 1.63%다.
8막. 1.63%로 500조: 지배구조와 이중 디스카운트
1.63%로 500조를 지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전자 직접 지분은 1.63%다. 시가총액 500조 기준 약 8.2조원어치다. 이 1.63%로 어떻게 500조짜리 회사를 지배하는가.
핵심은 순환출자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약 18%를 보유하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하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다.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이 사슬로, 총수 일가는 낮은 직접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
c.panel("majorHolder") | 주주 | 지분율 |
|---|---|
| 이재용 | 1.63% |
| 삼성생명 | 8.51% |
| 삼성물산 | 5.01% |
| 국민연금 | 8.24% |
| 외국인 합계 | ~55% |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직접 지분은 약 7.6%다. 이재용의 1.63%는 그 5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재벌 총수 중에서도 삼성은 가장 낮은 지분으로 가장 큰 기업을 지배하는 극단적 구조다.
삼성생명 지분이라는 시한폭탄
이 구조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는 약 42.5조원어치다. 보험업법상 대주주 지분 보유 한도 규제가 이 지분에 적용될 수 있다는 논의가 오래 이어져 왔다. 만약 삼성생명이 이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면, 42.5조원 규모의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 삼성전자 시총의 8.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곧 주가 리스크가 되는 지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그리고 PBR 1.1배
외국인 지분율이 약 55%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준의 기업이라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1.63%로 지배하는 총수 일가에 대한 거버넌스 리스크가 주가 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으로 반영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메모리를 만드는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2.2배다. 삼성전자는 약 1.1배다. 삼성이 더 크고 더 다각화돼 있는데 PBR은 절반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할인이 겹쳐 있다. 여러 사업을 하나로 묶어 각 부문을 따로 최적화하지 못하는 복합기업 할인, 그리고 낮은 지분으로 지배하는 거버넌스 할인이다.
4개로 쪼개면 얼마인가: SOTP
각 부문에 동종사 실제 배수를 적용해 삼성전자를 부분의 합으로 계산해보자.
c.analysis("가치평가") | 부문 | 영업이익 (조원) | 적용 EV/EBITDA | 근거 | 부문 가치 (조원) |
|---|---|---|---|---|
| 메모리 | ~42 | 6x | SK하이닉스 사이클 평균 배수 | ~252 |
| 파운드리 | ~-7 | 0 (적자) | 흑전 시 TSMC 15x 적용 가능 | 0 |
| DX(MX+가전) | ~13 | 8x | LG전자와 애플 하드웨어의 중간값 | ~104 |
| SDC | ~7 | 10x | OLED 독점 프리미엄 | ~70 |
| 하만 | ~1.1 | 10x | 자동차 부품 평균 | ~11 |
| 부문 합계 | ~437 | |||
| + 순현금 | +57 | |||
| SOTP 합계 | ~494 |
부분의 합이 약 494조로, 현재 시총 약 500조와 거의 같다. 시장은 SOTP 기준으로 삼성을 거의 정확히 가격 매기고 있다. 단, 파운드리 가치를 0으로 놓고서다.
만약 파운드리가 흑자전환에 성공해 영업이익률 10%를 낸다면, 매출 36조 기준 영업이익 3.6조에 파운드리 동종사 배수 15배를 적용해 약 54조의 가치가 새로 생긴다. 지금 0인 자리가 54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삼성전자에 붙은 콜옵션이다. 반대로 AI 수요가 꺾여 DRAM 가격이 2023년 수준으로 돌아가면, DS 전체가 다시 -15조로 가고 SOTP는 200조 이하로 떨어진다. 같은 회사가 위아래로 300조를 오갈 수 있는 구조다.
메모리는 처음 추월당했고, 파운드리는 적자이고, 지배구조는 1.63%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장 크다. 이 거인은 다시 1위로 돌아올 수 있는가. 강세와 약세를 같은 무게로 놓는다.
9막. 거인은 돌아올 수 있는가: 강세와 약세를 같은 무게로
여기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 남는다. 33년 1위였다가 처음 추월당한 이 거인이, 다시 정상을 되찾을 수 있는가. 답을 정해두고 밀지 않는다. 강세와 약세를 같은 무게로 놓는다. 이것은 목표가 계산이 아니라 서사의 방향에 대한 관찰이다.
강세 서사: 규모와 콜옵션이 살아나면
강세의 핵심은 삼성만이 가진 규모와, 지금 0으로 가격 매겨진 옵션들에 있다.
첫째, AI 슈퍼사이클의 지속이다. AI가 학습에서 실시간 추론으로 넘어가면 메모리 수요 기반은 HBM을 넘어 서버 DRAM과 NAND 전반으로 넓어진다. 삼성은 HBM에서는 3위지만 일반 DRAM과 NAND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가졌다. 수요가 넓어질수록 규모가 큰 쪽이 유리하다.
둘째, HBM4 반격이다. HBM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재검증이 필요해, 이전 세대의 순위가 다음 세대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삼성이 HBM4에서 엔비디아 승인을 제때 받고 점유율을 되찾으면, 5막에서 본 메모리 5%포인트 마진 격차가 좁혀진다. 33년 1위의 저력이 여기서 시험대에 오른다.
셋째, 파운드리 콜옵션이다. 지금 SOTP에서 0으로 잡힌 파운드리가 흑자전환하면 약 54조의 가치가 새로 생긴다. 테슬라 수주 보도처럼 TSMC 독점에 균열이 나는 신호가 실제 매출로 확인되면, 이 옵션이 현실이 된다.
넷째, 밸류 자체다. PBR 1.1배는 4대 반도체 회사 중 가장 낮다. 이익이 조금만 재평가돼도 되돌림 여력이 크다.
약세 서사: 정점에서 실적이 가장 좋아 보인다
반대편도 같은 무게로 본다.
첫째, 사이클 정점 리스크다. 2026년 1분기 57.2조는 사상 최대다. 사이클 산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은, 더 좋아지기보다 정상화될 여지가 크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앞서 본 재고 52.6조가 다음 하락기에 평가손실로 바뀌면 이익을 깎는다.
둘째, 파운드리라는 밑 빠진 독이다. 매년 약 7조의 적자가 메모리 이익을 갉아먹는다. 흑자전환의 시점은 계속 미뤄져 왔다. 콜옵션이 옵션인 이유는, 행사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TSMC와의 10배 격차는 몇 년의 노력으로 좁힐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셋째, HBM 추격 실패의 가능성이다. 삼성이 HBM4에서도 승인이 늦으면, FY2025의 추월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로 굳는다. 마이크론도 12단 제품으로 격차를 좁히고 있어, 삼성이 3위에서 밀려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넷째, 거버넌스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다. 1.63% 지배구조와 4개 사업의 결합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삼성생명 지분 이슈처럼 지배구조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할인은 더 깊어질 수 있다.
강세와 약세는 같은 재무제표를 본다. 강세는 규모와 0으로 잡힌 옵션의 재평가를 보고, 약세는 지금 실적이 사이클 정점이며 두 전장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본다. 둘 다 참이고, 어느 쪽이 이길지는 다음 몇 개 분기의 숫자가 정한다.
언제까지 갈까: 예측이 아니라 관찰 포인트
서사의 수명은 예측할 대상이 아니라 몇 개의 변곡점을 지켜보는 문제다. 지금 국면에서 특히 볼 것은 세 가지다. HBM4에서 엔비디아 내 삼성 점유율이 회복되는지, 파운드리 손익이 적자 폭을 줄이며 흑자전환에 다가가는지, 그리고 DRAM 가격이 정점에서 언제 꺾이는지다. 변화는 뉴스가 아니라 재무제표에 먼저 나타난다. 반도체(DS) 영업이익률이 27%에서 더 올라가는지 아니면 내려오기 시작하는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DS 안에서 적자가 줄어드는지, 재고자산이 다시 급증하는지. 이 몇 줄만 매 분기 확인해도 33년 1위의 서사가 이어질지 끝날지를 읽을 수 있다.
이것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어느 방향이든, 판단의 근거는 다음 분기 공시의 숫자다.
검증표
본문 모든 수치의 출처를 명시한다. dartlab 실측 + 외부 출처.
| 수치 | 출처 | 검증 |
|---|---|---|
| 매출 333.6조 (2025) | dartlab c.select("IS") | O |
| 영업이익 43.6조 (2025) | dartlab c.select("IS") | O |
| 영업이익률 13.1% (2025) | 43.6/333.6 | O |
| 2023 영업이익률 2.5% | 6.6/258.9 | O |
| 2026Q1 영업이익 57.2조 | 삼성전자 잠정실적 공시 | O |
| DS 매출 131조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부문별 실적 | O |
| DX 매출 188조, 영업이익률 6.9%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 O |
| SDC 매출 35조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 O |
| 파운드리+LSI 적자 ~7조 | 업계 추정(비공시 부문) | 추정 |
| SK하이닉스 FY2025 영업이익 47.21조 | dartlab hynix.select("IS") | O |
|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49.2% | dartlab hynix.select("IS") | O |
| HBM 점유율: 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 17% | 업계 집계(2025) | 외부 |
| TSMC 파운드리 점유율 38%, 삼성 4% | 업계 집계(2025) | 외부 |
| 현금성자산 57.9조 (2025) | dartlab c.select("BS") | O |
| 국내 현금 ~11조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주석 | O |
| 자사주 소각 16조 | 삼성전자 주주환원 공시 | O |
| 특별배당 1.3조 | 삼성전자 배당 공시 | O |
| 이재용 지분 1.63% | dartlab c.panel("majorHolder") | O |
| 삼성생명 지분 8.51% | dartlab c.panel("majorHolder") | O |
| 설비투자 52.2조 (2025), 60.5조 (2023) | dartlab c.select("CF") | O |
| 영업활동현금흐름 85.3조 (2025) | dartlab c.select("CF") | O |
| 잉여현금흐름 33.2조 (2025) | 85.3 - 52.2 | O |
| 재고 52.6조 (2025) | dartlab c.select("BS") | O |
| PER ~10x, PBR ~1.1x | KRX / 시장 데이터 | O |
| 정의선 현대차 지분 7.6% |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 | O |
외부 출처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DART 전자공시
- HBM 시장 점유율: 업계 집계(TrendForce 등), 2025년 기준
- 파운드리 점유율: 업계 집계(Counterpoint 등), 2025년 기준
- 파운드리+LSI 적자: 비공시 부문에 대한 업계 추정치
-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 및 배당 공시 (DART)
- SK하이닉스 재무: dartlab 실측, 상세 분석은 SK하이닉스 리포트
분기 실적 · 최근 8분기
가장 최신 흐름부터 봅니다(단위 억원, 연결 기준). 손익·현금흐름은 단일분기 환산, 재무상태는 기말 시점입니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05930") c.select("IS", freq="Q") # 손익계산서 (분기) c.select("BS", freq="Q") # 재무상태표 c.select("CF", freq="Q") # 현금흐름표
분기 손익 (IS) · 단위 억원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매출액 | 740,683 | 790,987 | 757,883 | 791,405 | 745,663 | 860,618 | 938,374 | 1,338,734 |
| 영업이익 | 104,439 | 91,834 | 64,927 | 66,853 | 46,761 | 121,661 | 200,737 | 572,328 |
| 당기순이익 | 98,413 | 101,009 | 77,544 | 82,229 | 51,164 | 122,258 | 196,418 | 472,253 |
분기 재무상태 (BS) · 단위 억원 · 기말 시점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자산총계 | 4,857,577 | 4,913,073 | 5,145,320 | 5,163,768 | 5,048,752 | 5,236,596 | 5,669,421 | 6,333,396 |
| 부채총계 | 1,022,310 | 1,050,260 | 1,123,399 | 1,097,625 | 1,053,132 | 1,101,581 | 1,306,218 | 1,467,036 |
| 자본총계 | 3,835,267 | 3,862,814 | 4,021,921 | 4,066,143 | 3,995,620 | 4,135,015 | 4,363,203 | 4,866,360 |
분기 현금흐름 (CF) · 단위 억원 · 단일분기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168,954 | 221,986 | 220,223 | 165,809 | 173,601 | 225,745 | 287,997 | 402,741 |
| 투자활동현금흐름 | -481,310 | -735,138 | 582,738 | -64,312 | -177,423 | -133,477 | -309,910 | -214,560 |
| 재무활동현금흐름 | -40,993 | -21,785 | -27,811 | -113,417 | -147,484 | -189,361 | 315,482 | -54,553 |
최신 · dartlab 실측(HF 공개 데이터 · 연결) · 최신 분기 26Q1 · 빌드 시점 자동 갱신
재무제표 · 최근 5개년
아래는 최근 5개년 요약입니다(단위 억원, 연결 기준). 전체 기간·분기별 데이터는 dartlab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05930") c.select("IS", freq="Y") # 손익계산서 (연간) c.select("BS", freq="Y") # 재무상태표 c.select("CF", freq="Y") # 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 (IS)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매출액 | 3,336,059 | 3,008,709 | 2,589,355 | 3,022,314 | 2,796,048 |
| 매출원가 | 2,022,355 | 1,865,623 | 1,803,886 | 1,900,418 | 1,664,113 |
| 매출총이익 | 1,313,704 | 1,143,086 | 785,469 | 1,121,896 | 1,131,935 |
| 영업이익 | 436,011 | 327,260 | 65,670 | 433,766 | 516,339 |
| 금융수익 | 162,403 | 167,033 | 161,002 | 208,290 | 85,432 |
| 금융비용 | 117,338 | 129,857 | 126,455 | 190,277 | 77,046 |
| 당기순이익 | 452,068 | 344,514 | 154,871 | 556,541 | 399,075 |
재무상태표 (BS)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자산총계 | 5,669,421 | 5,145,320 | 4,559,060 | 4,484,245 | 4,266,212 |
| 유동자산 | 2,476,846 | 2,270,623 | 1,959,366 | 2,184,706 | 2,181,632 |
| 비유동자산 | 3,192,575 | 2,874,697 | 2,599,694 | 2,299,539 | 2,084,580 |
| 부채총계 | 1,306,218 | 1,123,399 | 922,281 | 936,749 | 1,217,212 |
| 유동부채 | 1,064,114 | 933,263 | 757,195 | 783,449 | 881,171 |
| 비유동부채 | 242,104 | 190,136 | 165,087 | 153,301 | 336,041 |
| 자본총계 | 4,363,203 | 4,021,921 | 3,636,779 | 3,547,496 | 3,048,999 |
현금흐름표 (CF)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853,152 | 729,826 | 441,374 | 621,814 | 651,055 |
| 투자활동현금흐름 | -685,122 | -853,817 | -169,228 | -316,028 | -330,478 |
| 재무활동현금흐름 | -134,780 | -77,972 | -85,931 | -193,900 | -239,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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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cel 365: File → Get Data → From File → From Parquet 로 바로 열립니다. Python: pl.read_parquet(url) · DuckDB: SELECT * FROM read_parquet('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