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XN) — 남는 돈만 사라진 7년

Quick Summary

2020년과 2023년 영업현금흐름은 6.1B와 6.4B로 거의 같았다. 그런데 같은 두 해, 회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은 5.49B에서 1.35B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라진 약 4B는 어디로 갔나 — 전부 공장 짓는 데 들어갔다. 매출의 4.5%였던 설비투자가 29%가 된 7년.

데이터 기준: 2026-06-14 dartlab 실측 — Texas Instruments(TXN) 미국 연결(USD) 기준, 분기 데이터를 역년으로 합산. capex가 향하는 개별 팹(셔먼·리하이)·CHIPS법 보조금·세그먼트 구성비는 연결 손익에 안 나오므로 10-K·IR(외부 인용)으로 표기. 검증수치($B, 회사 전체 연결)와 외부 IR의 ‘600억 달러·400억 달러’ 같은 장기 잠재치는 단위·기간이 달라 합산하지 않는다. ※대차대조표 항목은 매핑이 불안정해 인용에 주의.

핵심 숫자: 영업현금흐름 사이클 내내 6~9B · 잉여현금흐름(FCF) 2020 5.49B → 2023 1.35B (약 75%↓) · 설비투자(capex)/매출 2020 4.5% → 2023 약 29% · 영업이익률(OPM) 2022 50.6% → 2025 34.1% · 순이익 2022 8.71B → 2025 4.97B (약 43%↓)

이 글의 용어: OCF(영업현금흐름) = 영업으로 들어온 현금 · capex(설비투자) = 공장·장비에 쓴 현금 · FCF(잉여현금흐름) = OCF − capex, 빚 갚고 배당·자사주에 쓸 수 있는 자유현금 · OPM(영업이익률)·NPM(순이익률) = 별개 비율.


프롤로그 — 같은 현금을 벌었는데 통장은 말랐다

2020년과 2023년, 이 회사가 영업으로 끌어모은 현금은 6.14B와 6.42B로 거의 같았다. 돈 버는 기계의 회전수는 변하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같은 두 해, 회사가 빚을 갚고 배당을 주고 자사주를 사는 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잉여현금흐름)은 5.49B에서 1.35B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약 75%가 증발했다.

영업현금흐름은 거의 같은데 잉여현금흐름만 4분의 1로 — 사라진 약 4B는 어디로 갔나

사라진 약 4B는 어디로 갔을까. 답은 단순하다 — 전부 공장을 짓는 데(capex) 들어갔다. capex가 0.65B에서 5.07B로 늘었고, FCF가 빠진 만큼이 거의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300mm 웨이퍼 클린룸 — 사라진 현금은 손실이 아니라 미래의 생산능력이 됐다

같은 매출 구간, 같은 현금 창출력인데 ‘남는 돈’만 증발한 이 장면이 이야기의 입구다. 단, 미리 못 박아 둘 게 있다 — ‘엔진은 멀쩡한데 FCF만’이라는 깔끔한 대조는 절반만 참이다.


1막 — 멈추지 않은 기계, 그러나

돈 버는 능력 자체는 흔들렸나. 영업현금흐름만 보면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이익도 멀쩡하다’는 뜻은 아니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TXN")
c.select("CF", ["영업활동현금흐름"], freq="Q")  # 분기→역년 합산
연도2019202020212022202320242025
영업현금흐름 ($B)6.656.148.768.726.426.327.15

2020년 6.14B였던 영업현금흐름은 사이클 저점인 2023년에도 6.42B로 거의 평탄했다. 돈을 현금으로 끌어오는 능력은 7년 내내 6~9B 밴드를 지켰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 현금이 버텼다고 회계상 이익도 버틴 건 아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50.6%에서 2025년 34.1%로 약 16%포인트 빠졌고, 순이익은 2022년 8.71B에서 2025년 4.97B로 약 43% 줄었다(5막). ‘OCF는 견고했지만 영업이익·순이익·OPM은 함께 깎였다’ — 이 병기를 글 내내 지킨다.


2막 — 통장만 마른 두 해

버는 힘과 남는 돈이 왜 갈라졌나. 한 항목이 그 사이를 다 가져갔기 때문이다.

# FCF = 영업현금흐름 − 설비투자
c.select("CF", ["영업활동현금흐름", "유형자산취득"], freq="Q")
연도202020212022202320242025
영업현금흐름 ($B)6.148.768.726.426.327.15
잉여현금흐름(FCF) ($B)5.496.295.921.351.502.60

OCF가 거의 같았던 2020→2023에, 잉여현금흐름만 5.49B→1.35B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서 산수를 정직하게 한다. FCF = OCF − capex이므로, ΔFCF = ΔOCF − Δcapex다. 2020→2023에 OCF는 오히려 0.28B 늘었는데(6.14→6.42), 같은 기간 capex가 4.42B 폭증해(0.65→5.07) FCF가 4.14B 빠졌다. 즉 ‘버는 현금이 줄어서’가 아니다 — 버는 현금은 오히려 조금 늘었는데, 공장에 쏟아부은 돈이 그걸 다 삼켰다. 범인은 한 항목, capex다.


3막 — 매출 100원에 공장 29원

capex가 얼마나 폭증했나. 매출 대비 비중으로 보면, 6배가 넘는다.

c.select("IS", ["매출액"], freq="Q")  # capex/매출 계산용
연도202020212022202320242025
설비투자(capex) ($B)0.652.462.805.074.824.55
capex / 매출4.5%13.4%14.0%28.9%30.8%25.7%

2020년만 해도 TI는 매출의 4.5%만 설비에 썼다. 2023년엔 그 비율이 약 29%로, 2020년 기준 6배가 넘게 뛰었다. 반도체 회사가 한 해 버는 돈의 3분의 1 가까이를 땅 파고 클린룸 짓는 데 쏟아붓는다는 뜻이다.

매출의 4.5%였던 설비투자가 2023년 약 29%로 — 2020년 기준 6배 넘게 뛰었다

FCF 감소분(약 4.14B)이 capex 증가분(약 4.42B)과 거의 일치하는 건 우연이 아니라 정의상의 분해다(FCF = OCF − capex). 그래서 ‘capex가 FCF를 끌어내렸다’는 기계적 인과로 단정해도 안전하다. 다만 그 capex 결정이 옳았는지는 수치 밖의 판단이다 — ‘의도된 선충전’이라는 형용사는 붙이지 않고, 그 돈이 어디로 향하는지만 다음 막에서 외부 자료로 본다.


4막 — 왜 그렇게까지 땅을 파나

무엇을 보고 매출의 3분의 1을 공장에 쏟나. 외주에 맡기던 제조를 자체 300mm 팹으로 가져가는 방향이다 — 단, 동기 배경으로만 읽는다.

TI의 IR·10-K는 이 capex가 향하는 곳을 밝힌다 — 텍사스 셔먼(SM1~SM4, 최대 4개 연결형 300mm 팹, 잠재투자 약 400억 달러), 유타 리하이(LFAB, 마이크론에서 인수)·리처드슨(RFAB2) [외부 인용·TI 60억 달러 미국 투자]. 2030년까지 웨이퍼의 95% 이상을 사내에서, 그중 80% 이상을 300mm로 만든다는 목표다. 2024년 12월엔 CHIPS법에 따라 최대 16억 달러 직접 보조금 계약을 맺었고, 25% 투자세액공제(ITC)로 약 60~80억 달러를 추정한다 [외부 인용·TI CHIPS법 보조금].

영업현금흐름은 빚·배당이 아니라 신규 팹(capex)으로 흘러 잉여현금을 비웠다

여기서 단정의 선을 지킨다. 검증수치(회사 전체 capex)는 개별 팹 투자로 분해되지 않으므로, ‘capex의 몇 %가 외주 회수이고 몇 %가 신규 수요 대응 증설인가’를 구분할 수 없다. ‘공격(신수요)이냐 회귀(수직통합)냐’는 둘 다 섞여 있을 개연성이 높아 단정하지 않는다. 또 외부 IR의 ‘600억 달러·400억 달러’는 장기 잠재치이지, 2021~2025년 실제 capex 누계(약 19.7B = 약 197억 달러)와 같은 줄에 더하거나 비교하지 않는다 — 단위($B vs 억 달러)도 기간(확정 실적 vs 장기 발표)도 다르다. CHIPS 보조금도 2024년 12월 계약된 미래 현금이라 2025년 FCF(2.60B)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 ‘잠재 완충’으로만 둔다.


5막 — 내려앉은 마진의 천장

그럼 영업이익은 멀쩡한가. 아니다. 이게 ‘엔진만 멀쩡’ 프레임이 가리는 절반의 진실이다.

c.select("IS",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freq="Q")
연도202020212022202320242025
영업이익 ($B)5.898.9610.147.335.476.02
영업이익률(OPM)40.8%48.8%50.6%41.8%34.9%34.1%
순이익 ($B)5.577.748.716.484.784.97

2022년 TI는 매출 100원당 영업이익 50.6원을 남겼다 — 제조업에서 보기 드문 황금기였다. 그런데 2024~2025년엔 34원대로 약 16%포인트 주저앉았고, 순이익은 8.71B에서 4.97B로 약 43% 줄었다. ‘엔진은 멀쩡한데 FCF만’이라는 깔끔한 대조는, 영업이익·순이익이 함께 깎였다는 이 사실을 가린다.

영업이익률 50.6%(2022)→34.1%(2025), 순이익 약 43% 감소 — 현금은 버텨도 이익은 빠졌다

여기서 인과를 단정하지 않는다. 2020년(매출 14.46B, OPM 40.8%)과 2024년(매출 15.64B, OPM 34.9%)을 비교하면 매출은 더 큰데 OPM은 더 낮다. 단순 매출 사이클만으로는 이 추가 하락이 설명되지 않아 ‘신규 팹 감가상각 부담’ 가설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게 감가상각인지·사이클 디레버리지인지·믹스 악화인지는 데이터로 구분할 수 없다 — ‘~로 보인다/정합한다’까지만 쓴다. 또 아날로그 78%·임베디드 16%라는 세그먼트 구성비(10-K)는 매출 비중일 뿐, 세그먼트 영업이익은 안 나오므로 ‘OPM 하락이 어느 세그먼트에서 왔다’고 귀속하지 않는다.


6막 — 복원되지 않은 약속

매출이 돌아왔으니 FCF도 복원됐나. 2025년 데이터는 아직 ‘아니오’다.

c.select("IS", ["매출액"], freq="Q")  # 2024~2025 재레버리지

매출은 2024년 15.64B에서 2025년 17.68B로 재레버리지됐다. ‘매출이 회복되면 capex가 정상화되고 FCF가 돌아온다’는 시나리오대로라면, 이쯤에서 capex/매출이 평상(10% 미만)으로 내려오고 FCF가 추세(5B+)로 복원돼야 한다.

매출은 재레버리지됐는데 capex/매출은 25.7%·FCF는 2.60B — 복원은 미실현

그런데 2025년 capex/매출은 25.7%로 여전히 평상의 3배 가까이, FCF는 2.60B로 5B+ 추세에 한참 못 미친다. 2019~2025년 어느 해도 capex/매출이 10% 미만으로 복귀하지 않았다(2021년 이후 13.4→14.0→28.9→30.8→25.7%). 즉 ‘선투자가 끝나고 정상화된다’는 약속은 2025년 데이터로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이 관통선의 승부는 2026년 이후 capex/매출이 정말 내려오는지로 미뤄진 미결 상태다.

같은 반도체 사이클을 메모리에서 겪는 SK하이닉스, 인수 상각이 영업이익을 누른 AMD, 장비 단에서 사이클을 타는 한미반도체, 설계 IP만 파는 ARM, 그리고 엔비디아·인텔과 나란히 놓으면, TI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잉여현금흐름이 먼저 깨진’ 자리다 — 그 깨짐이 미래를 위한 선투자인지, 구조적 비용 고착인지가 다음 분기들의 시험대다.


2026년에 봐야 할 세 가지

  1. capex/매출이 정상화되는가 — 2025년 25.7%였던 비율이 2026년에 의미 있게 내려오는가(10% 미만에 근접하는가, 아니면 13~25% 고원에 머무는가). 한 자릿수로 복귀하면 ‘정상화→복원’ 시나리오가 살아나고, 25% 부근을 유지하면 ‘매출 회복=capex 정상화’ 가정이 또 한 해 반증된다.
  2. FCF 추세가 복원되는가 — 2025년 2.60B였던 잉여현금흐름이 2026년에 5B+ 추세로 돌아오는가. OCF가 7B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capex가 줄어 FCF가 4~5B를 넘으면 ‘선투자 종료’ 신호이고, 다시 2~3B대에 머물면 capex 고원이 구조화되는 증거다.
  3. 영업이익률 천장의 행방 — 2024~2025년 34%대에 내려앉은 OPM이 매출 재레버리지와 함께 다시 40%대로 회복되는가, 34~36% 레벨에 굳는가. 신규 팹 가동·매출 증가에도 30%대 중반에 고착되면 ‘감가상각·고정비 구조 비용 고착’ 쪽으로, 40%대로 복귀하면 ‘일시적 사이클·디레버리지’ 쪽으로 미결 승부가 기운다.

재무제표 — 최근 6개 연도 (dartlab 연결, $B)

미국 연결(USD)·분기 합산(역년) 기준. dartlab에서 직접 확인: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TXN")
c.select("IS",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freq="Q")
c.select("CF", ["영업활동현금흐름","유형자산취득"], freq="Q")
매출(라인) vs 영업이익·당기순이익(막대) — $B
0.05.60811.21716.82522.4340.02.9155.8318.74611.661매출 ($B)이익 ($B)202020212022202320242025매출 (좌)영업이익 (우)당기순이익 (우)
항목 ($B)202020212022202320242025
매출14.4618.3420.0317.5215.6417.68
영업이익5.898.9610.147.335.476.02
영업이익률(OPM)40.8%48.8%50.6%41.8%34.9%34.1%
당기순이익5.577.748.716.484.784.97
영업현금흐름6.148.768.726.426.327.15
설비투자(capex)0.652.462.805.074.824.55
잉여현금흐름(FCF)5.496.295.921.351.502.60

이 표를 한 줄로 읽으면 이렇다 — 영업현금흐름 행(6~9B)은 사이클 내내 비교적 평탄한데, 잉여현금흐름 행만 5.49B에서 1.35B로 무너진다. 그 사이 설비투자 행이 0.65B에서 5.07B로 폭증하며 OCF를 다 가져갔다. 동시에 영업이익률 행도 50.6%에서 34.1%로 내려앉고 순이익 행도 8.71B에서 4.97B로 빠진다 — ‘OCF만 버텼고, FCF·OPM·순이익은 함께 깎였다’는 그림이다(capex가 향하는 곳·OPM 하락 원인=외부/미결).


검증표

본문 인용 수치를 dartlab 호출과 결과로 검증한다. 외부 출처(팹·CHIPS법·세그먼트)는 분리 표기. 📅 dartlab 실측 2026-06-14 · TI(TXN) 미국 연결(USD)·분기 합산 기준.

본문 수치출처 / 호출결과
영업현금흐름 2020 6.14 → 2023 6.42B (거의 평탄, +0.28B)c.select("CF",["영업활동현금흐름"])✓ 실측
잉여현금흐름(FCF) 2020 5.49 → 2023 1.35B (약 75%↓)OCF − capex✓ 실측
capex 0.65 → 5.07B, capex/매출 4.5% → 약 29% (2020→2023)c.select("CF",["유형자산취득"]) ÷ 매출✓ 실측
ΔFCF(−4.14) = ΔOCF(+0.28) − Δcapex(+4.42)정의상 분해✓ 실측
영업이익률 2022 50.6% → 2025 34.1% (약 16%p↓)영업이익÷매출✓ 실측
순이익 2022 8.71 → 2025 4.97B (약 43%↓)c.select("IS",["당기순이익"])✓ 실측
2025 capex/매출 25.7% · FCF 2.60B (복원 미실현)OCF − capex ÷ 매출✓ 실측
셔먼(SM1~4)·리하이(LFAB)·리처드슨(RFAB2) 300mm 팹TI 60억$ 미국 투자외부 인용
CHIPS법 최대 16억$ 보조금 + ITC 약 60~80억$ (미래 현금)TI CHIPS법 · TI 10-K (SEC)외부 인용·잠재 완충
아날로그 78%·임베디드 16% (매출 구성비, OPM 귀속 금지)TI IR 10-K 세그먼트외부 인용

본문의 숫자 중 이 표에 없는 것은 발행 차단 대상이다. 팹·CHIPS법·세그먼트는 dartlab 연결로 증명되지 않으며 외부 인용임을 명시한다 — 연결이 증명하는 것은 ‘OCF는 버텼는데 FCF·OPM·순이익은 함께 빠졌고, capex가 그 차이를 가져갔다’까지이고, 그 capex가 옳은 베팅인지·OPM 하락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미결이다. ‘600억·400억 달러’는 장기 잠재치라 검증 capex와 합산하지 않는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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