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넥스원의 2025년 손익계산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매출 4조 3,069억원, 영업이익 3,194억원. 둘 다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숫자다. 순이익도 2,37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미사일을 만드는 회사가 방산 호황을 그대로 실적으로 받아낸, 교과서 같은 한 해로 보인다.
그런데 같은 해 현금흐름표를 열면 숫자의 부호가 뒤집힌다. 2025년 영업활동으로 회사에 들어온 현금은 마이너스 5,843억원이었다. 가장 많이 번 해에, 회사에서 현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 그것도 조 단위로. 손익계산서가 사상 최대 흑자를 적는 동안, 현금흐름표는 사상 최대 유출을 적고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그 1년 전이다. 2024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 9,520억원, 이 역시 회사 역사상 최대였다. 2024년에는 현금이 사상 최대로 밀려들었고, 2025년에는 사상 최대로 빠져나갔다. 손익계산서는 매년 매끄럽게 우상향하는데, 현금흐름표는 해마다 부호가 널을 뛴다. 두 장의 재무제표가 같은 회사를 두고 정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둘 다 맞다.
대부분의 투자 이야기는 손익계산서 맨 윗줄, 매출과 이익에서 멈춘다. 실적이 좋으면 좋은 회사, 나쁘면 나쁜 회사다. 그러나 재무제표에는 세 장이 있다. 회사가 한 해 얼마를 벌었는지 보여주는 손익계산서, 지금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재무상태표, 그리고 그 이익이 실제 현금으로 들어왔는지 보여주는 현금흐름표다. LIG넥스원은 이 세 장을 함께 읽지 않으면 통째로 오해하게 되는 종류의 회사다. 손익계산서만 보면 완벽한 성장주로, 현금흐름표만 보면 돈이 새는 회사로, 재무상태표만 보면 빚더미에 앉은 회사로 읽힌다. 세 장이 서로를 설명해야 비로소 진짜 모습이 나온다. 손익 윗줄에서 멈추면 오해하게 되는 회사는 이곳만이 아니다. 앞서 다룬 인형을 파는데 시가총액의 절반이 재무제표 속 부동산이던 회사도, 재무상태표를 마저 넘겨야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그래서 이 글이 끝까지 붙드는 질문은 하나다. 미사일 회사는 왜 가장 많이 번 해에 현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갈까. 그리고 그때 쌓인 부채비율 446%는 무너지기 직전의 위험일까, 아니면 손님이 미리 건넨 돈일까. 이 글의 모든 숫자는 dartlab로 LIG넥스원(079550)의 DART 공시를 직접 읽어 계산했다.
사상 최대로 번 해에, 현금은 사상 최대로 빠졌다
먼저 어긋남의 크기를 정확히 보자. LIG넥스원의 매출은 오랫동안 정체했던 회사다. 2016년 1조 8,608억원이던 매출은 오히려 줄어 2019년 1조 4,527억원까지 내려왔다. 3년 동안 뒷걸음질 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한때 0.2%까지 떨어졌다. 매출 100원을 팔아 2원이 채 안 남던 시절이다. 미사일을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겨우 손익분기를 지키던 회사에 가까웠다.
그 바닥에서 2025년 매출 4조 3,069억원까지, 6년 만에 약 3배로 올라왔다. 특히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넘어오며 3조 2,763억원에서 4조 3,069억원으로 31.5% 뛰었다. 영업이익도 2020년 637억원(영업이익률 4.0%)에서 2025년 3,194억원(7.4%)으로 다섯 배가 됐고, 순이익은 2,375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1%였다. 정체하던 방산 회사가 확실한 성장 국면으로 들어선 손익이다.
문제는 그 성장이 통장에 찍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연도별로 늘어놓으면 이렇다. 2022년 +4,565억, 2023년 +4,673억, 2024년 +9,520억, 그리고 2025년 -5,843억. 2026년 1분기에도 -5,884억으로 유출이 이어졌다. 이익 곡선은 꾸준히 우상향인데, 현금 곡선은 2024년 정점을 찍고 이듬해 조 단위로 고꾸라졌다. 두 곡선을 한 그래프에 겹치면, 2024년까지는 나란히 위로 가다가 2025년에 이익은 계속 오르고 현금만 수면 아래로 급강하하는, 벌어진 가위 모양이 나온다.
이 대비가 특히 극적인 것은 2024년과 2025년이 거울처럼 반대이기 때문이다. 두 해의 순이익은 각각 2,167억원과 2,375억원으로 비슷하게 좋았다. 그런데 영업현금흐름은 +9,520억원과 -5,843억원으로, 1조 5,000억원 넘게 벌어졌다. 이익은 두 해 모두 사상 최대급인데, 현금은 한 해는 사상 최대 유입, 이듬해는 사상 최대 유출이었다. 같은 회사, 비슷한 이익, 정반대 현금이다. 만약 2025년 한 해만 떼어 현금흐름표를 봤다면 위기 신호로 읽혔을 것이고, 2024년만 봤다면 현금 넘치는 우량주로 읽혔을 것이다.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가 아니라, 두 해를 붙여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하나의 사이클이다.
보통 매출과 이익이 사상 최대인 해에 현금이 조 단위로 빠지면, 우리는 회계에 문제가 있거나 회사가 무리한 투자를 했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LIG넥스원의 경우 답은 회계 부정도, 무리한 설비 투자도 아니다. 답은 이 회사가 무엇을 팔고, 그 값을 언제 받는지에 있다. 미사일이라는 상품은 우리가 아는 어떤 물건과도 다른 방식으로 돈이 오간다. 그 방식을 이해하면, 사상 최대 이익과 사상 최대 현금 유출이 어떻게 같은 해에 나란히 참이 되는지가 보인다.
미사일을 파는데, 손님이 사실상 하나다
LIG넥스원은 2026년 3월 사명을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꿨다. 하는 일은 그대로다. 정밀유도무기(천궁, 현궁, 해성 같은 미사일),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전. 이 네 개의 사업부가 회사의 뼈대다.
이 회사를 이해하는 첫 열쇠는 고객이다. 사업보고서는 판매 경로를 이렇게 적는다. “연결회사 제품의 최종 사용자는 대부분 정부기관들입니다.” 대리점도, 매장도, 전자상거래도 없다. 양산 사업은 방위사업청과 계약하고, 정해진 납기와 납지에 제품을 직접 인도하며, 그러지 못하면 지체상금이라는 벌금을 문다. 손님이 사실상 하나이고 그 하나가 국가라는 것, 이것이 회사의 재무를 통째로 결정한다. 손님이 정부라는 것은 계약이 크고, 길고, 무엇보다 값을 미리 치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덕으로 주문이 갑자기 끊길 걱정은 적지만, 대신 계약 하나하나가 몇 년에 걸쳐 진행되고 그 사이에 돈과 물건이 시차를 두고 오간다.
회사의 매출은 네 개의 사업부에서 나온다. 정밀유도무기(PGM), 감시정찰(ISR), 지휘통제통신(C4I), 항공전자전(AEW)이다. 이 가운데 미사일에 해당하는 PGM이 최근 급격히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 그 이야기는 뒤에서 마진과 함께 다룬다. 지금 기억할 것은 이 회사가 파는 것이 대부분 완성까지 오래 걸리는 무기 체계라는 점이다.
손님이 하나라는 구조는 양날의 칼이다. 한쪽 날은 안정이다. 국가는 망하지 않고, 국방 예산은 경기를 크게 타지 않으며, 한 번 채택된 무기 체계는 오래 쓰인다. 소비재 회사처럼 유행이 지나 재고가 악성으로 남을 걱정이 적다. 다른 쪽 날은 협상력의 비대칭이다. 살 사람이 사실상 하나뿐이니 값과 조건은 손님이 더 크게 쥔다. 국내 양산 물량은 방위사업청이 정한 규칙 안에서 움직이고, 납기를 못 맞추면 지체상금을 문다. 그래서 이 회사가 값의 주도권을 쥐는 길은 국내 양산이 아니라 수출이다. 수출 계약은 상대국 정부와 새로 맺는 것이라 마진이 더 붙고, 선수금 조건도 회사에 유리하게 짜인다. 뒤에서 볼 마진 이야기가 결국 수출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은 이 구조 때문이다.
이 수출의 문이 열린 것이 이 회사의 정체를 깬 계기였다. 앞서 보았듯 LIG넥스원의 매출은 2016년 1.86조원에서 2019년 1.45조원까지 3년 내리 줄며 정체했다. 내수 위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했던 것이다. 그 벽을 넘어선 것은 해외 정부를 새 손님으로 맞으면서다. 회사가 보안을 이유로 어느 나라에 무엇을 얼마에 팔았는지는 밝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출 계약의 내용은 재무제표로 확인되지 않고 외부 보도에 의존해야 한다. 다만 재무제표로 확실히 확인되는 것은, 수출 비중이 오른 분기에 마진이 뛰고 선수금이 불었다는 결과다. 이 글은 개별 수출 계약의 서사를 배경으로만 두고, 그 결과가 찍힌 숫자를 따라간다.
두 번째 열쇠는 주문의 크기다. LIG넥스원의 2026년 1분기 말 수주잔액은 25조 3,291억원이다. 회사는 보안을 이유로 수주 내역을 상세히 밝히지 않고 기말 잔액만 한 줄로 공시하는데, 그 한 줄이 25조원이다. 이게 얼마나 큰 숫자인지는 두 가지와 견주면 드러난다. 첫째, 2025년 매출 4.31조원의 5.9배다. 지금 매출 속도로 팔아도 6년치 일감이 이미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뜻이다. 둘째, 이 회사의 시가총액(약 17.6조원, 2026년 7월 초 기준)보다 크다. 회사 전체의 시장 가격보다, 아직 만들지도 않은 주문 잔고가 더 큰 것이다. 보통의 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관계다. 대부분의 기업은 시가총액이 매출이나 이익의 몇 배로 매겨지지, 아직 매출이 되지 않은 수주 잔고가 회사 값을 통째로 웃도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림은 단순하다. 6년치 일감을 쌓아둔 방산 성장주.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60% 넘게 오른 배경에는 이 수주잔고 서사가 있다. 그런데 바로 이 25조원의 주문이 매출과 현금으로 바뀌는 방식이, 앞에서 본 이익과 현금의 어긋남을 만든다. 수주잔고가 크다는 것과 그것이 지금 현금이 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그 사이에는 방산 특유의 거꾸로 된 시간표가 놓여 있다.
방산의 시간표는 거꾸로다: 돈이 먼저, 미사일은 나중
보통의 장사는 순서가 이렇다. 물건을 만들고, 팔고, 돈을 받는다. 돈은 맨 마지막에 들어온다. 그런데 미사일은 반대다. 3년, 5년이 걸리는 무기 계약에서 손님인 정부는 계약과 동시에 값의 상당 부분을 미리 치른다. 회사는 그 돈을 받아두고, 몇 년에 걸쳐 미사일을 만들어 납품한다. 돈이 먼저 들어오고, 물건은 나중에 나간다.
사실 이 구조는 낯선 것이 아니다. 조선사가 배를 지을 때, 건설사가 플랜트를 지을 때 똑같이 일어난다. 발주처가 선수금을 내고, 회사는 몇 년에 걸쳐 만들며, 진행률로 매출을 인식한다. 한화오션이나 HD현대중공업 같은 조선사의 재무제표에도 선수금(계약부채)과 미청구 자산이 크게 잡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방산이 이들과 다른 점은, 손님이 정부라서 계약이 더 크고 길며, 물건이 무기라서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조선·건설 투자자에게는 익숙한 이 시간표가, 방산주에서는 자주 간과된다. 사람들이 방산을 성장 테마로만 보고 손익계산서 윗줄에 눈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계의 뼈대는 조선·건설과 같고, 그래서 봐야 할 곳도 같다. 선수금과 진행률과 현금흐름이다.
이 선지급된 돈이 재무상태표에 ‘계약부채’라는 이름으로 쌓인다. 흔히 선수금이라 부르는 항목이다. LIG넥스원의 계약부채는 2023년 1조 8,566억원에서 2024년 3조 4,579억원으로 한 해에 86% 폭증했고, 2025년 3조 8,335억원까지 올라왔다. 천궁을 비롯한 대형 계약의 값이 선수금으로 밀려들어온 것이다.
이제 이익과 현금의 어긋남이 풀린다. 2024년, 손님이 낸 선수금이 통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 결과 2024년 운전자본은 현금을 6,054억원 보태주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520억원 사상 최대를 찍었다. 아직 만들지도 않은 미사일의 값을 미리 받았으니, 그해 현금이 넘친 것이다. 넘친 현금으로 회사는 그해 생산 능력을 크게 늘렸다. 2024년 유형자산 취득(설비 투자)은 4,970억원으로, 1년 전인 2023년의 594억원보다 8배 넘게 뛰었다. 수출 물량이 밀려들자 그것을 만들 공장을 지은 것이고, 그 돈은 손님이 미리 낸 선수금으로 자체 조달했다.
그런데 2025년에는 정반대가 벌어진다. 회사는 그 받아둔 돈으로 본격적으로 미사일을 만들기 시작한다. 원자재를 사고, 부품을 쌓고, 생산 라인을 돌린다. 이 과정에서 재고와 미청구 자산이 불어나며 운전자본이 현금을 1조 1,054억원이나 빨아들였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843억원으로 뒤집혔다. 2024년에 현금을 6,054억원 보태주던 운전자본이 2025년에는 1조 1,054억원을 도로 가져간 것이다. 한 해 사이에 운전자본이 현금에 미친 영향만 1조 7,000억원 넘게 방향을 튼 셈이다. 이 거대한 반전이 바로 이익과 현금이 갈라진 정확한 지점이다.

만든 만큼 다 청구하지도 못했다. 진행 중인 계약에서 일은 했지만 아직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몫을 ‘미청구 계약자산’이라 하는데, 이 금액이 2024년 4,590억원에서 2025년 1조 707억원, 2026년 1분기 1조 5,637억원으로 계단처럼 뛰었다. 만드는 속도가 청구하는 속도를 앞지른 것이다.
계약 하나를 상상하면 흐름이 더 또렷해진다. 어느 나라 정부와 3년짜리 미사일 공급 계약을 맺으면, 첫해에 계약금 성격의 선수금이 통장으로 들어온다. 그해 회사의 현금은 두둑해지지만, 손익계산서에는 아직 진행률만큼만 매출이 잡힌다. 둘째 해와 셋째 해에 회사는 본격적으로 부품을 사고 미사일을 조립한다. 이때 현금은 원자재와 재고로 빠져나가고, 손익계산서에는 진행률을 따라 매출과 이익이 차곡차곡 인식된다. 즉 현금은 계약 초기에 몰리고, 이익은 계약 기간에 고르게 퍼지며, 지출은 생산이 집중되는 중후반에 쏠린다. 25조원의 수주잔고 안에는 이런 계약이 시차를 달리하며 수십 개 겹쳐 있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현금의 합이 어느 해에는 플러스로, 어느 해에는 마이너스로 나타난다. 2024년은 큰 계약들의 선수금이 겹쳐 들어온 해였고, 2025년은 그 계약들의 생산이 겹쳐 돌아간 해였다.
그래서 2025년의 두 문장은 모두 참이다. “사상 최대로 벌었다”는 손익계산서의 진실이고, “사상 최대로 현금이 빠졌다”는 현금흐름표의 진실이다. 돈은 2024년에 받았고, 그 돈을 쓰는 지출은 2025년과 2026년에 일어난다. 방산의 시간표에서 이익과 현금은 원래 한두 해씩 어긋나 흐른다. 이걸 모르고 2025년 현금흐름표만 보면 위기로 읽히고, 2024년 것만 보면 현금부자로 읽힌다. 둘을 붙여 놓아야 비로소 정상적인 방산 사이클이 보인다.
이 어긋남은 dartlab로 두 줄만 나란히 불러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79550") # LIG넥스원(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c.select("CF", ["영업활동현금흐름"], freq="Y") # 2024 +9,520억 → 2025 -5,843억
c.select("BS", ["계약부채"], freq="Y") # 선수금이 먼저 쌓이는 궤적 그 이익은 ‘진행률’이라는 추정이다
한 가지가 남았다. 미사일을 다 만들어 넘기기 전에, 회사는 대체 무엇을 근거로 매년 이익을 인식할까. 3년짜리 계약이라면 3년 뒤 납품할 때 한꺼번에 이익을 잡는 게 아니다. 방산·건설처럼 오래 걸리는 계약은 ‘투입법’이라는 진행기준으로 매출과 이익을 나눠 인식한다.
투입법은 이렇게 작동한다. 총계약원가가 1,000억원인 미사일 계약에서 올해 400억원어치 원가를 투입했다면, 진행률을 40%로 보고 계약금액의 40%를 올해 매출로, 그에 대응하는 이익을 올해 이익으로 잡는다. 즉 이익의 크기는 두 개의 추정에 달렸다. 이 계약이 지금 몇 %까지 왔는가, 그리고 이 계약의 총원가가 최종적으로 얼마가 될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나온다. LIG넥스원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삼정회계법인)이 꼽은 핵심감사사항, 즉 감사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본 불확실한 지점 네 가지가 정확히 이것이다. 투입법에 따른 수익 인식, 총계약원가 추정의 불확실성, 산정된 공사진행률의 적정성, 공사변경에 따른 회계처리. 회사가 매년 발표하는 이익의 상당 부분이, 감사인이 가장 불확실하다고 지목한 바로 그 추정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추정이 왜 까다로운지는 조금만 들어가 보면 안다. 진행률은 투입한 원가를 총계약원가로 나눠 구하는데, 분모인 총계약원가가 미래의 추정치다. 미사일 같은 첨단 무기는 개발과 양산 과정에서 원가가 예상과 달라지는 일이 잦다. 만약 총원가를 실제보다 낮게 잡으면 진행률이 실제보다 높게 나오고, 그만큼 이익도 앞당겨 많이 잡힌다. 나중에 원가가 불어난 것이 확인되면, 앞서 잡은 이익을 되돌려야 한다. 반대로 계약 내용이 바뀌면(공사변경) 매출과 원가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감사인이 이 네 가지를 꼭 집어 핵심감사사항으로 적었다는 것은, 이 회사 이익의 신뢰도가 이 추정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익의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지를 봐야 하는 회사인 것이다.
이것은 부정이나 부실을 뜻하지 않는다. 장기 계약을 하는 모든 회사가 이 방식을 쓰고, 진행기준은 정당한 회계 처리다. 다만 이 구조는 왜 이익만 보면 안 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진행률 추정으로 잡은 이익은 아직 현금이 아니다. 그 이익이 진짜였는지는 결국 계약이 끝나고 손님이 최종 대금을 치를 때 현금으로 확인된다.
이 대목에서 앞서 본 재무상태표의 두 항목이 짝을 이룬다. 손님이 미리 낸 돈은 부채 쪽에 계약부채(선수금)로 쌓이고, 회사가 일은 했지만 아직 청구하지 못한 몫은 자산 쪽에 미청구 계약자산으로 쌓인다. 하나는 “받았는데 아직 안 만든 것”, 다른 하나는 “만들었는데 아직 못 받은 것”이다. 방산 회사의 재무상태표는 이 두 개의 시차 항목이 크게 부풀어 있다는 점에서 일반 제조업과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이익의 질을 볼 때 현금흐름을 나란히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진행률로 인식한 이익이 재무상태표의 이 시차 항목에 갇혀 있는지, 아니면 통장으로 흘러나왔는지는 손익계산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이 진행기준 회계가, 다음 장에서 볼 무거운 재무상태표를 만든다. 선수금이 부채로 쌓이면서 부채비율이라는 숫자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부채비율 446%: 무너지는 빚인가, 손님이 맡긴 돈인가
2025년 말 LIG넥스원의 총부채는 6조 5,887억원, 자본은 1조 4,761억원이다. 부채비율로 환산하면 446%다. 2023년 263%였던 것이 2024년 395%, 2025년 446%로 2년 만에 껑충 뛰었다. 부채비율 446%라는 숫자만 던지면, 대부분은 재무 위기를 떠올린다. 자기자본의 4.5배에 달하는 빚을 진 회사.
그런데 이 부채비율이 왜 2년 만에 이렇게 올랐는지를 되짚으면 방향이 뒤집힌다. 부채비율을 밀어 올린 주범은 은행 빚이 아니라 계약부채, 즉 선수금이었다. 선수금은 2023년 1.86조원에서 2025년 3.83조원으로 두 배 넘게 불었고, 이것이 총부채를 키워 부채비율을 끌어올렸다. 다시 말해 이 회사의 부채비율이 나빠진 것처럼 보인 그 2년은, 정확히 손님의 주문과 선수금이 가장 많이 밀려든 2년이었다. 재무 지표가 악화된 것과 사업이 좋아진 것이 같은 사건의 앞뒷면인 셈이다. 그래서 이 회사에서는 부채비율이 오르는 것을 무조건 나쁜 신호로 읽으면 안 되고, 그 상승분이 선수금에서 왔는지 차입금에서 왔는지를 먼저 갈라 봐야 한다.
그런데 그 부채를 열어보면 성격이 전혀 다르다. 총부채 6.59조원의 58%가 앞에서 본 계약부채, 즉 선수금이다. 이 선수금은 은행에서 빌린 돈이 아니다. 이자가 붙지 않고, 현금으로 갚는 것도 아니다. 미사일을 만들어 납품하면 사라지는 부채다. 다시 말해 이 ‘빚’의 절반 이상은 갚아야 할 돈이 아니라 이미 받아 놓은 미래 매출이다. 부채가 늘었다는 것은 곧 손님이 맡긴 주문 대금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짜로 이자를 물어야 하는 차입금만 따로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단기와 장기를 합한 이자성 차입은 2024년 3,914억원, 2025년 8,588억원이다. 자본 대비로는 58% 수준이다. 실제로 낸 이자는 2025년 193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을 이자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16.6배다. 영업으로 번 돈이 이자의 16배가 넘으니, 이자를 감당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446%라는 겉면과 실제 이자 부담 사이의 거리가 이렇게 크다.
이것이 방산업의 구조적 특징이라는 점은 동종 업체와 견주면 분명해진다. 같은 방산인 한국항공우주(KAI)의 부채비율도 474%로 LIG넥스원보다 오히려 높다. 반면 철도가 주력인 현대로템은 188%다. 방산 회사들의 부채비율이 유독 높은 것은, 이들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정부 선수금을 대규모로 받아 계약부채로 쌓기 때문이다. 만약 부채비율만 보고 방산주를 거른다면, 정확히 주문이 가장 많이 밀려든 회사부터 걸러내게 된다.
비슷한 착시가 유동비율에서도 생긴다. LIG넥스원의 유동비율은 2025년 90.5%, 2026년 1분기 96.4%로 100%를 밑돈다. 교과서대로라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1년 안에 현금이 되는 유동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라, 단기 유동성 경고로 읽힌다. 그러나 이 유동부채의 상당 부분 역시 계약부채, 즉 선수금이다. 선수금은 현금으로 갚는 부채가 아니라 미사일을 만들어 인도하면 사라지는 부채다. 그래서 유동비율 100% 미만이라는 숫자도, 일반 제조업에서 읽던 방식 그대로 대입하면 이 회사를 오해하게 된다.
분기 실적 · 최근 8분기
가장 최신 흐름부터 봅니다(단위 억원, 연결 기준). 손익·현금흐름은 단일분기 환산, 재무상태는 기말 시점입니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79550") c.select("IS", freq="Q") # 손익계산서 (분기) c.select("BS", freq="Q") # 재무상태표 c.select("CF", freq="Q") # 현금흐름표
분기 손익 (IS) · 단위 억원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매출액 | 6,047 | 7,403 | 11,678 | 9,076 | 9,454 | 10,492 | 14,048 | 11,679 |
| 영업이익 | 491 | 519 | 617 | 1,136 | 776 | 896 | 387 | 1,711 |
| 당기순이익 | 457 | 407 | 697 | 828 | 1,006 | 542 | -1 | 1,354 |
분기 재무상태 (BS) · 단위 억원 · 기말 시점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자산총계 | 48,675 | 58,042 | 61,253 | 66,179 | 69,125 | 73,599 | 80,648 | 84,040 |
| 부채총계 | 37,518 | 46,321 | 48,878 | 53,479 | 55,193 | 59,022 | 65,887 | 68,480 |
| 자본총계 | 11,157 | 11,720 | 12,374 | 12,700 | 13,931 | 14,577 | 14,761 | 15,560 |
분기 현금흐름 (CF) · 단위 억원 · 단일분기
| 항목 | 24Q2 | 24Q3 | 24Q4 | 25Q1 | 25Q2 | 25Q3 | 25Q4 | 26Q1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975 | 5,060 | 6,512 | -3,439 | -1,450 | -6,447 | 5,493 | -5,884 |
| 투자활동현금흐름 | -4,450 | -8,347 | 3,368 | -709 | -956 | -1,955 | 860 | -1,066 |
| 재무활동현금흐름 | -949 | -296 | 145 | -94 | -1,570 | 3,868 | 2,187 | 5,842 |
최신 · dartlab 실측(HF 공개 데이터 · 연결) · 최신 분기 26Q1 · 빌드 시점 자동 갱신
재무제표 · 최근 5개년
아래는 최근 5개년 요약입니다(단위 억원, 연결 기준). 전체 기간·분기별 데이터는 dartlab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79550") c.select("IS", freq="Y") # 손익계산서 (연간) c.select("BS", freq="Y") # 재무상태표 c.select("CF", freq="Y") # 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 (IS)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매출액 | 43,069 | 32,763 | 23,086 | 22,208 | 18,222 |
| 매출원가 | 36,442 | 28,237 | 19,618 | 18,942 | 15,906 |
| 매출총이익 | 6,628 | 4,526 | 3,468 | 3,265 | 2,316 |
| 영업이익 | 3,194 | 2,298 | 1,864 | 1,791 | 972 |
| 금융수익 | 738 | 278 | 96 | 344 | 92 |
| 금융비용 | 349 | 845 | 153 | 363 | 170 |
| 당기순이익 | 2,375 | 2,167 | 1,750 | 1,229 | 1,051 |
재무상태표 (BS)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자산총계 | 80,648 | 61,253 | 38,158 | 30,127 | 25,769 |
| 유동자산 | 56,222 | 38,946 | 25,359 | 18,230 | 14,859 |
| 비유동자산 | 24,426 | 22,307 | 12,799 | 11,898 | 10,909 |
| 부채총계 | 65,887 | 48,878 | 27,634 | 20,776 | 18,135 |
| 유동부채 | 62,155 | 46,165 | 26,507 | 18,995 | 14,812 |
| 비유동부채 | 3,732 | 2,713 | 1,128 | 1,781 | 3,324 |
| 자본총계 | 14,761 | 12,374 | 10,524 | 9,352 | 7,633 |
현금흐름표 (CF) · 단위 억원
| 항목 | 2025 | 2024 | 2023 | 2022 | 2021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5,843 | 9,520 | 4,673 | 4,565 | 1,353 |
| 투자활동현금흐름 | -2,760 | -9,780 | -970 | -334 | 247 |
| 재무활동현금흐름 | 4,391 | 1,219 | -1,765 | -2,446 | -1,366 |
최신 · dartlab 실측(HF 공개 데이터 · 연결) · 데이터 기준 2025년 · 빌드 시점 자동 갱신
💡 Excel 365: File → Get Data → From File → From Parquet 로 바로 열립니다. Python: pl.read_parquet(url) · DuckDB: SELECT * FROM read_parquet('url')
다만 여기서 멈추면 절반만 본 것이다. 선수금이라고 다 마음 편한 부채는 아니다. 2026년 1분기, 이자성 차입이 1조 4,560억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 말 8,588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자본의 94%까지 뛴 것이다. 이유는 앞의 현금 이야기와 이어진다. 선수금으로 받아둔 돈을 미사일 생산에 다 쓰고 나면, 생산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짜 빚을 끌어와야 한다. 돈이 먼저 들어오는 방산의 시간표도, 생산이 선수금을 앞지르는 국면에 들어서면 결국 차입에 기댄다. 부채비율 446%의 대부분이 손님 돈이라는 안심과, 실질 차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경계는 함께 성립한다. 이 둘을 함께 보아야 이 회사의 재무를 정직하게 읽는 것이다.
이 전환은 현금흐름표의 재무활동 항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넘치던 2022~2023년에는 회사가 빚을 갚아 재무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 그런데 영업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2025년에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이 +4,391억원, 2026년 1분기에는 +5,842억원으로 뒤집혔다. 영업에서 나가는 현금을 차입으로 메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아직 이자보상배율 16.6배가 말해주듯 이자를 감당할 여력은 넉넉하지만, 이 차입 조달이 몇 분기 더 이어지는지가 이 회사의 재무가 편안한 성장통에 머무는지, 아니면 진짜 부담으로 넘어가는지를 가른다.
마진이 뛴 진짜 이유, 그리고 아직 안 뛴 해
이 회사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더 있다. 영업이익률이다. 2020년 4.0%였던 영업이익률은 2022~2025년 7~8%대로 올라섰고, 2026년 1분기에는 14.7%까지 뛰었다. 몇 년 사이 마진이 계단을 밟고 올라간 셈이다.
무엇이 마진을 끌어올렸나. 사업부별 매출 비중을 보면 답이 나온다. 정밀유도무기(PGM), 즉 천궁·현궁·해성 같은 미사일의 매출 비중이 2024년 39.2%에서 2025년 47.2%, 2026년 1분기 59.0%로 올라갔다. 부가가치가 높은 미사일이 매출의 절반을 넘어 다수가 된 것이다. 반대로 지휘통제통신(C4I)은 같은 기간 29.6%에서 24.7%, 13.4%로 절반 넘게 줄었다. 감시정찰(ISR)도 16.4%에서 9.3%로 내려왔다. 회사의 무게중심이 지휘통제나 정찰 장비에서 미사일 그 자체로 옮겨간 것이다. 제품 믹스가 고마진 미사일 쪽으로 이동하면서 회사 전체의 마진이 따라 올라간 구조다. 같은 매출이라도 무엇을 파느냐가 바뀌면 남는 것이 달라지는데, LIG넥스원은 지금 가장 남는 것을 파는 비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 믹스 이동은 영업이익률뿐 아니라 그 위 단계인 매출총이익률에서도 확인된다. 매출에서 원가만 뺀 매출총이익률은 2024년 13.8%에서 2025년 15.4%, 2026년 1분기 21.7%로 올라왔다. 원가를 빼고 남는 몫 자체가 커졌다는 것은, 회사가 더 비싸게 팔거나 더 싸게 만들거나, 아니면 더 남는 제품을 팔고 있다는 뜻이다. LIG넥스원의 경우 답은 세 번째, 더 남는 제품인 미사일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마진 개선이 영업이익률이라는 한 줄에서만 나타났다면 일회성 비용 절감을 의심할 수 있지만, 매출총이익률부터 계단을 밟고 있다는 것은 제품 믹스라는 더 구조적인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서 흔히 붙는 서사를 한 번 끊어야 한다. “수출이 마진을 끌어올렸다”는 이야기다. 그럴듯하지만, 2025년 숫자는 오히려 반대를 말한다. 수출 비중은 2024년 23.6%에서 2025년 19.9%로 내렸다. 2025년의 성장은 수출이 아니라 내수 양산이 이끌었고, 그해 영업이익률도 7.4%로 크게 뛰지 않았다. 마진이 계단을 밟은 것은 수출 비중이 32.3%로 튀어 오른 2026년 1분기다. 즉 수출이 마진을 리레이팅하는 이야기는 2025년의 성취가 아니라 2026년에 막 시작된 변곡이다. 시점을 뭉개면 “수출로 마진이 좋아진 회사”라는 완성된 서사가 되지만, 숫자를 분기까지 쪼개 보면 그 변곡은 이제 한 분기를 지났을 뿐이다.
그래서 20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14.7%는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방산은 납품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사업이다. 실제로 2026년 1분기 매출 1조 1,679억원은 2025년 연매출의 4분의 1을 한 분기에 몰아 찍은 것이다. 이 한 분기를 네 배 해서 연간으로 늘리면 곤란하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같은 2026년 1분기에 동종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LIG넥스원 14.7%, 현대로템 1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1%, KAI 6.1%였다. LIG넥스원의 마진이 이제 방산 상위권에 나란히 섰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 마진이 유도무기 믹스와 수출 비중이 계속 오를 때만 유지된다는 점이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79550")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freq="Y") # 매출총이익률부터 밟는 계단
dartlab.scan("profitability") # 방산 피어와 나란히 놓고 본 상대 위치 여기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잠깐 갈라놓아야 한다. 둘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본업으로 번 것이고, 순이익은 거기서 이자와 환율, 세금이 오르내린 뒤에 남는 것이다. LIG넥스원은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환율에 점점 더 민감해진다. 실제로 2024년에는 금융비용이 845억원까지 튀어 올랐는데, 그해 실제로 낸 이자는 181억원뿐이었으니 나머지 대부분은 환율과 평가 관련 손실이었다. 반대로 세금은 해에 따라 순이익을 밀어 올리기도 한다. 2024년에는 오히려 법인세가 마이너스(환입)로 잡혀 순이익이 세전이익보다 커졌고, 2025년에는 유효세율이 14.7% 수준이었다. 이 말은, 순이익 하나만 보면 본업이 얼마나 좋아졌는지가 이자와 환율과 세금의 출렁임에 가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회사를 볼 때는 영업이익률의 추세를 본업의 척도로 삼고, 순이익은 그 위에 환율과 세금이 얹힌 결과로 나눠 읽는 편이 안전하다.
신용 모델도 헷갈리는 회사
이 회사의 재무는 어떤 렌즈로 보느냐에 따라 정반대로 읽힌다. 그 극단을 dartlab의 신용 모델이 보여준다. dartlab이 재무제표만으로 매기는 독립 신용등급 dCR로 LIG넥스원을 평가하면 dCR-BB+, 전망은 부정적이 나온다. 투자적격 아래, 이른바 투기등급이다. 1년 새 주가가 60% 넘게 오른 방산 대장주 가운데 하나가, 기계적 신용 모델에서는 투기등급으로 찍히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모델이 가장 크게 감점한 축이 자본구조, 즉 부채비율 446%다. 그런데 앞에서 보았듯 그 부채의 58%는 손님이 미리 낸 선수금이다. 신용 모델은 이 선수금을 갚아야 할 빚으로 계산한다. 손님이 먼저 건넨 돈을 상환 부담으로 읽으면, 주문이 밀려들수록 회사는 더 위험해 보인다. 수주가 많을수록 신용등급이 나빠지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같은 446%를 두고, 한쪽은 무너지기 직전의 과대 부채로 읽고, 다른 한쪽은 6년치 주문이 쌓인 증거로 읽는다.
그렇다고 모델이 완전히 틀렸다고 넘길 수는 없다. 앞서 본 대로 2026년 1분기 실질 차입이 자본의 94%까지 급증했다. 선수금이 다 소진되고 나면 남는 것은 진짜 빚이고, 그 부담은 모델의 경고와 정확히 겹친다. 신용 모델의 경직성과 그 경고의 타당성이 한 회사 안에 동시에 있는 셈이다. 결국 부채비율 446%가 방석인지 닻인지는, 선수금이 계속 차오르며 무이자로 상환되는지, 아니면 그 자리를 이자 붙는 차입이 메우기 시작하는지에 달렸다. 이 판단은 등급 한 글자로 끝나지 않는다.
주식 시장은 신용 모델과는 정반대 방향을 보고 있다. 2025년 순이익 2,375억원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4배, 자본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1배다. 신용 모델이 투기등급을 매기는 회사에, 시장은 이익의 74배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 큰 간극은 시장이 2025년의 이익이 아니라 그 뒤에 올 것, 즉 25조원 수주잔고가 만들어낼 미래의 이익과 마진에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본 2026년 1분기의 높은 마진과 늘어난 수출 비중이 그 기대의 근거다. 신용 모델은 지금의 재무상태표를 보고 위험을 읽고, 주식 시장은 앞으로의 손익계산서를 보고 성장을 읽는다. 같은 회사를 두고 두 시장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 자체가, 이 회사의 다음 몇 분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신호다. 참고로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주)LIG로 지분 37.74%,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38.21%를 쥐고 있어 지배구조는 안정적이다. 판단이 흔들리는 곳은 지배력이 아니라 재무의 방향이다.
미사일이 아니라, 시간표를 보라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미사일 회사는 왜 가장 많이 번 해에 현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갔나. 답은 이제 분명하다. 방산은 돈이 먼저 들어오고 미사일은 나중에 나가며, 이익은 완성 전에 진행률로 인식된다. 시간표가 거꾸로 흐르기 때문에, 손님이 값을 낸 해(2024년)와 그 돈으로 물건을 만드는 해(2025년) 사이에서 현금은 넘쳤다가 빠지고, 그 위로 손익은 매끄럽게 우상향한다.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가 반대로 말한 것은 회사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방산의 시간표가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LIG넥스원을 ‘수주잔고 25조의 K-방산 수출주’로만 보면 절반을 놓친다. 25조원의 주문은 그 자체로 이익이나 현금이 아니다. 그것이 언제, 얼마의 마진으로, 진짜 현금이 되어 돌아오는지가 이 회사의 다음을 결정한다. 그 착지를 지켜보려면 매출 성장률이나 수출 뉴스가 아니라, 재무제표의 네 줄을 순서대로 보면 된다.
첫째, 계약부채(선수금)가 계속 차오르는가. 이것은 25조 수주가 현금으로 들어오는 파이프다. 선수금이 꾸준히 늘면 새 계약의 대금이 계속 선지급되고 있다는 뜻이고, 줄기 시작하면 신규 수주의 현금 유입이 식는다는 신호다. 둘째, 영업현금흐름이 이익을 따라오기 시작하는가. 생산이 몰린 국면이 지나면 언젠가 현금이 이익 쪽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매출이 뛰는데도 영업현금이 계속 마이너스라면, 성장의 과실이 여전히 재고와 미청구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좋은 실적 뉴스가 나온 분기일수록 현금흐름표를 함께 열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셋째, 실질 이자성 차입이 자본 대비 더 오르는가. 선수금이라는 공짜 자금이 생산에 다 쓰이고 나면, 그 자리를 이자 붙는 빚이 메운다. 2026년 1분기 자본의 94%까지 오른 실질 차입이 계속 불어나면, 지금은 낮은 이자 부담이 언젠가 이익을 갉기 시작한다. 넷째, 수출과 유도무기 믹스가 계속 오르는가. 2026년 1분기에 시작된 마진 계단이 진짜라면, PGM 비중 59%와 수출 비중 32%가 다음 분기에도 유지되거나 더 올라야 한다. 한 분기의 튐이었는지, 구조적 전환이었는지는 그다음 분기가 답한다.
이 네 가지는 사실 하나의 질문이다. 25조원의 주문이 이익률 높은 현금으로 착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생산을 빚으로 밀고 있는가. 흥미로운 점은, 이 판단에 “천궁이 어느 나라에 더 팔릴 것이다” 같은 화려한 수출 서사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다음은 얼마나 많은 주문을 더 따느냐가 아니라, 이미 쌓아둔 25조원의 주문을 얼마나 이익 나는 현금으로 회수하느냐로 갈린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틀렸다고 판명되는 조건도 분명하게 적을 수 있다. 첫째, 생산 사이클이 지나갔는데도 영업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에 머무는 경우다. 선수금을 다 쓰고 미사일도 다 넘겼는데 현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간표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 자체의 수익성 문제일 수 있다. 둘째, 실질 이자성 차입이 선수금 유입 속도보다 빠르게 계속 불어나는 경우다. 그러면 무이자 선수금으로 굴러가던 사업 모델이 이자를 무는 사업 모델로 바뀌고, 앞서 낮게 유지되던 금융비용이 이익을 갉기 시작한다. 셋째, 총계약원가 추정이 어긋나 과거에 인식한 이익을 되돌리는 경우다. 진행기준 회계에서 원가가 예상보다 불어나면, 이미 잡아둔 이익을 나중에 깎아야 한다. 감사인이 총계약원가 추정을 핵심 불확실성으로 꼽은 이유가 여기 있고, 이것이 현실이 되면 사상 최대 이익의 일부가 사후에 조정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뚜렷해지면, 이 글이 그린 “거꾸로 된 시간표”는 낙관이 아니라 경보로 바뀐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자. 이 글은 LIG넥스원의 현금 유출을 위기로만 그리지 않았다. 돈이 먼저 들어오는 방산의 시간표는 잘 굴러갈 때는 최고의 사업 모델이다. 손님이 무이자로 자금을 대주고, 6년치 일감이 계약서에 박혀 있으며, 만드는 제품의 마진은 올라가고 있다. 이런 회사에서 부채비율 446%와 마이너스 영업현금은 병이 아니라 성장통일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배당(523억원, 배당성향 26.8%)을 시작했다. 현금이 조 단위로 빠져나간 해에 배당을 늘렸다는 것은, 경영진 스스로 이 유출을 위기가 아니라 사이클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만약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선수금이 계속 차오르고, 생산 사이클이 지나며 영업현금이 이익을 따라오고, 유도무기 믹스가 유지된다면, LIG넥스원은 25조원의 주문을 높은 마진의 현금으로 바꿔내는 드문 회사가 된다. 그때 이 무거운 재무상태표는 짐이 아니라, 6년치 주문을 실어 나르는 튼튼한 짐칸이었던 것으로 판명된다.
결국 이 회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읽는 법을 배우는 일에 가깝다. 보통의 회사는 물건을 팔고 돈을 받으니, 매출이 오르면 현금도 따라 오른다고 믿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LIG넥스원에서는 돈이 먼저 들어오고 물건은 나중에 나가며, 이익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추정으로 인식된다. 매출과 현금과 이익이 같은 시점을 가리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어느 한 분기 숫자를 떼어내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은 시계의 초침 하나만 보고 몇 시인지 맞히려는 것과 같다. 세 개의 바늘, 즉 손익과 재무상태와 현금을 함께 봐야 시간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착지가 아직 가능성일 뿐 증명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방향이지 도착이 아니다. 2026년 1분기의 실질 차입 급증과 여전히 마이너스인 영업현금은, 이 회사가 아직 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LIG넥스원을 사는 것은 ‘미사일이 더 팔릴 것’에 거는 베팅이 아니라, ‘거꾸로 된 시간표가 결국 현금으로 착지할 것’에 거는 베팅이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베팅이고, 무엇에 걸었는지 모르고 사면 다음 분기 현금흐름표를 보고 엉뚱하게 놀라게 된다. 매출과 이익만 보고 들어온 사람은 마이너스 현금흐름 앞에서 당황할 것이고, 현금흐름만 보고 피한 사람은 사이클이 돌아설 때 이익이 현금으로 쏟아지는 국면을 놓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세 장을 함께 읽지 않은 대가다. LIG넥스원의 다음 장은 손익계산서 맨 윗줄이 아니라, 현금흐름표와 재무상태표의 그 네 줄에 먼저 적힐 것이다.
검증표
본문의 모든 수치는 dartlab로 LIG넥스원(079550)의 DART 공시(연결)를 직접 읽어 계산했다. 단위는 억원, 연간 값은 연 재무제표, 비율은 해당 기간 기준이다.
| 항목 | 값 | 출처 |
|---|---|---|
| 매출 (2019 / 2024 / 2025) | 1.45조 / 3.28조 / 4.31조 | dartlab facts IS(연결) |
| 매출 (2026Q1) | 1.17조 (분기) | dartlab facts IS |
| 영업이익·영업이익률 (2025 / 2026Q1) | 3,194억(7.4%) / 1,711억(14.7%) | dartlab facts IS |
| 순이익 (2024 / 2025 / 2026Q1) | 2,167억 / 2,375억 / 1,354억 | dartlab facts IS |
| 영업활동현금흐름 (2024 / 2025 / 2026Q1) | +9,520억 / -5,843억 / -5,884억 | dartlab facts CF |
| 운전자본 변동 (2024 / 2025) | +6,054억 / -11,054억 | dartlab facts CF |
| 계약부채(선수금) (2023 / 2024 / 2025 / 2026Q1) | 1.86조 / 3.46조 / 3.83조 / 3.73조 | dartlab facts BS |
| 미청구 계약자산 (2024 / 2025 / 2026Q1) | 4,590억 / 1.07조 / 1.56조 | dartlab facts BS |
| 총부채 / 자본 / 부채비율 (2025) | 6.59조 / 1.48조 / 446% | dartlab facts BS |
| 부채비율 (2023 / 2024 / 2025 / 2026Q1) | 263% / 395% / 446% / 440% | dartlab facts BS |
| 선수금 / 총부채 비중 (2024 / 2025 / 2026Q1) | 71% / 58% / 54% | dartlab facts BS |
| 실질 이자성차입 (2024 / 2025 / 2026Q1) | 3,914억 / 8,588억 / 1.46조 | dartlab facts BS(단기+장기차입) |
| 실질차입 / 자본 (2025 / 2026Q1) | 58% / 94% | dartlab facts BS |
| 이자지급 / 이자보상배율 (2025) | 193억 / 16.6배 | dartlab facts CF·IS |
| capex(유형자산취득) (2024 / 2025) | 4,970억 / 1,698억 | dartlab facts CF |
| 배당 / 배당성향 (2025) | 523억 / 26.8% | dartlab facts CF·report |
| 부문 매출 비중 PGM(유도무기) (2024 / 2025 / 2026Q1) | 39.2% / 47.2% / 59.0% | 사업보고서 4.매출및수주상황 |
| 수출 비중 (2024 / 2025 / 2026Q1) | 23.6% / 19.9% / 32.3% | 사업보고서 4.매출및수주상황 |
| 수주잔액 (2026Q1말) | 25.3조(2025 매출의 5.9배) | 사업보고서 4.매출및수주상황(기말잔액) |
| 최대주주 (주)LIG | 37.74% (특수관계 계 38.21%) | dartlab facts majorHolder |
| 피어 영업이익률 (LIG / 한화에어로 / 현대로템 / KAI, 2026Q1) | 14.7% / 11.1% / 15.4% / 6.1% | dartlab PeerCompareN |
| 피어 부채비율 (LIG / KAI / 현대로템, 2026Q1) | 440% / 474% / 188% | dartlab PeerCompareN |
| 신용 dCR | dCR-BB+, 전망 부정적 | dartlab CreditScorecard |
외부 맥락(dartlab 미검증): 주가 800,000원(2026-07-03 종가), 시가총액 약 17.6조원(발행 보통주 2,200만주 기준), 1년 상승률 약 63%, 52주 범위 약 360,000원~1,118,000원은 외부 시세 기준이며 시점에 따라 변한다. 2026년 3월 사명을 LIG넥스원에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로 바꿨다. 천궁-II 중동 수출, 현궁·해성 미사일, L-SAM 수출 논의는 회사가 보안상 수주 내역을 상세히 밝히지 않아 외부 보도에 의존하는 이야기다. 이 글은 그 서사를 배경으로만 두고, 재무제표에서 직접 확인되는 숫자로 판단한다. 원문 공시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시세는 Google Finance, 네이버 증권, 딥서치에서 교차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다른 기업이야기는 company-reports 목록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 분기 공시에 찍힐 계약부채와 영업현금흐름, 실질 차입, 그리고 수출·유도무기 믹스다. dartlab에서 직접 보려면 터미널에서 079550을 열거나 아래처럼 부른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79550") # LIG넥스원(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c.select("CF", ["영업활동현금흐름", "투자활동현금흐름", "재무활동현금흐름"], freq="Y") # 이익과 반대로 도는 현금
c.select("BS", ["계약부채",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자본총계"], freq="Q") # 부채의 정체: 선수금인가 빚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