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은 원전의 조립 방식을 바꾼다: 설계·주기기·계측·정비로 나뉘는 원자로 지도

Quick Summary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다시 불렀다. 원자로를 공장에서 모듈로 찍어낸다는 변화가 설계, 주기기, 보조기기, 계측, 정비 회사에 어떻게 나뉘는지 DART와 EDGAR 근거로 지도화하고, 5단계 밸류체인의 상장사 이익률을 실측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과 격납건물. 소형모듈원자로는 이 거대한 설비를 공장에서 찍어낼 크기로 잘게 나눈다

2026년 들어 세계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먹는 손님은 공장도, 도시도 아닌 데이터센터가 됐다. 인공지능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고 서비스하는 데 도시 하나만큼의 전력이 들고, 그 수요는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난다.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원자력으로 눈을 돌린 이유가 여기 있다. 바람과 햇빛은 끊기지만, 원자로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탄소도 거의 없이 전기를 뽑아낸다.

그런데 큰 원전은 짓는 데 10년이 넘고 수십조 원이 든다. 그래서 나온 발상이 원자로를 작게 나눠 공장에서 찍어내자는 것, 곧 소형모듈원자로(SMR)다. 자동차를 손으로 한 대씩 조립하는 대신 부품을 규격화해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듯, 원자로의 핵심 부품을 공장에서 모듈로 만들어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한다.

그렇다면 질문 하나. 이 새 원자로를 우리 상장사 중 누가, 어느 공정에서 만드는가. 그 공정은 DART와 EDGAR 공시에서 어떻게 설명되는가? 상식대로라면 원자로라는 가장 크고 어려운 물건을 직접 만드는 회사의 숫자가 가장 좋아 보일 것 같다. 우리 데이터로 밸류체인 다섯 단계의 상장사 이익률을 직접 재봤더니, 실제 지도는 훨씬 더 층위가 갈렸다.

1. 원자로를 공장에서 찍어낸다는 것

먼저 기술부터 정확히 세우자. SMR은 전기출력 300메가와트(MWe) 이하의 작은 원자로를 통칭한다. 우리가 아는 대형 원전 한 기가 1,400메가와트쯤 되니, 그 5분의 1 이하다. 작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작아서 생기는 세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 모듈화. 큰 원전은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를 현장에서 배관으로 이어 붙인다. SMR은 이 부품들을 하나의 용기 안에 통합해 공장에서 완제품에 가깝게 찍어낸 뒤 현장으로 실어 나른다. 현장 공사가 줄면 공사 기간과 비용, 그리고 지연 위험이 함께 줄어든다.

둘째, 피동 안전. 작으면 그 안에 담긴 열도 적다. 사고가 나 펌프가 멈춰도 자연 대류와 중력만으로 열을 빼낼 수 있게 설계할 여지가 생긴다. 후쿠시마 이후 원전에 요구된 안전 기준을 구조 자체로 충족하려는 시도다.

셋째, 입지 유연성. 작고 안전 여유가 크면 대규모 냉각수원이 없는 내륙, 혹은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도 놓을 수 있다. AI 시대에 이 점이 결정적이다.

# 이 글에 나오는 모든 이익률은 손익계산서를 분기 단위로 받아
# 연간(또는 최근 4개 분기)으로 합산해 다시 계산한 실측값이다.
import dartlab

c = dartlab.Company("034020")   # 두산에너빌리티
panel = c.panel("IS")           # 손익계산서 wide 격자 (분기별)

소형모듈원자로와 대형 원전의 구조 비교

한국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비상장)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한국형 혁신 SMR(i-SMR)을 개발 중이고, 표준설계 인가는 2028년, 첫 운전은 2034년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지분 투자자이자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 창원 공장에 8,000억 원대를 들여 SMR 전용 제작 시설을 짓고 있다. 이 대목이 이 글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정직함의 출발점이다. SMR은 아직 도면과 실증 단계이고, 지금 이 회사들의 매출과 이익은 SMR이 아니라 기존 대형 원전과 발전 설비에서 나온다. 우리는 SMR이 곧 얹힐 그 골조, 곧 원전 밸류체인의 이익 구조를 읽는 것이다.

2. 밸류체인 지도: 다섯 단계의 손익 흔적

원자로 한 기가 서기까지의 사슬을 다섯 단계로 세웠다. 각 단계의 대표 상장사를 하나씩 놓고, 그 회사의 이익률을 우리 데이터로 실측했다.

  1. 설계. 원자로를 어떻게 배치하고 계통을 짤지 도면을 그린다. 자산이 거의 없는 두뇌 노동이다. 한전기술(052690).
  2. 주기기 제작.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같은 원자로의 뼈대를 두꺼운 쇳덩이로 벼려낸다. 사슬에서 가장 크고 무겁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
  3. 보조기기. 열교환기, 배관, 발전 설비의 나머지 몸통을 만든다. 비에이치아이(083650).
  4. 계측·제어. 원자로 안의 온도와 중성자를 재는 눈과 신경을 만든다. 작지만 대체가 어렵다. 우진(105840).
  5. 운영·정비. 다 지은 발전소를 수십 년간 정비하고 계획예방정비를 맡는다. 한전KPS(051600).

전 종목을 한 번에 훑는 dartlab.scan으로 이 회사들을 스크린한 뒤, 각 회사의 손익계산서를 연간으로 다시 합산해 이익률을 구했다. 그 지도는 이렇게 생겼다.

공정별 근거 지도부터 세우면 이 사슬이 더 선명해진다. 한국사는 DART 손익계산서와 사업보고서, 미국 설계사와 전력 수요자는 EDGAR 10-K의 사업 설명을 교차해 본다.

공정/층위기술 역할대표 회사공시 근거재무로 보이는 흔적
설계·인허가원자로 계통과 표준설계를 만든다한전기술(DART), NuScale(EDGAR)DART 사업보고서, EDGAR 10-K 개발 단계 설명설계 매출은 인력 중심이라 수주 파도에 마진이 출렁인다
주기기·대형단조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를 벼려낸다두산에너빌리티(DART), GE Vernova(EDGAR)DART 사업부문, EDGAR 원전 장비 설명대형 설비와 투자 부담이 이익률을 누른다
보조기기열교환기와 발전 보조 설비를 만든다비에이치아이(DART)DART 손익과 수주 설명전력 설비 사이클이 매출과 마진을 동시에 흔든다
계측·제어원자로 내부 온도와 중성자를 감시한다우진(DART)DART 사업보고서 계측기 설명인증과 납품 이력이 대체 불가능성을 만든다
운영·정비원전 수명 동안 계획예방정비를 맡는다한전KPS(DART), Constellation(EDGAR)DART 정비 매출, EDGAR 원전 운영 설명한번 깔린 설비가 장기 서비스 매출을 만든다
전력 수요자데이터센터 전력을 장기 조달한다Microsoft·Oracle·Amazon(EDGAR)EDGAR CAPEX·전력 조달 설명전력 수요가 SMR 기대를 끌어올리지만 아직 직접 매출은 제한적이다

원전 밸류체인 5단계 이익률 지도

단계 (2025 연간)회사매출 (억원)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
설계한전기술5,18821.76.8
주기기두산에너빌리티170,57916.14.5
보조기기비에이치아이7,74115.59.8
계측우진1,50431.29.4
정비한전KPS15,76515.18.9

한눈에 이상하다. 매출이 압도적으로 큰 두산에너빌리티(17조 원)의 영업이익률이 4.5%로, 다섯 중 가장 낮다. 매출이 100분의 1도 안 되는 우진(1,504억 원)이 오히려 두 배 넘게 남긴다. 가장 큰 물건을 만드는 회사가 가장 못 버는 이 그림을, 한 단계씩 걸으며 풀어 보자.

3. 설계: 도면을 그리는 두뇌

사슬의 맨 앞은 설계다. 한전기술은 원자로 계통설계와 원전 종합설계를 하는 회사다. 공장도 대형 설비도 거의 없이, 사람과 소프트웨어로 도면을 판다. 자산이 가벼운 지식 사업의 전형이다.

c = dartlab.Company("052690")   # 한전기술, 원전 설계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한전기술 (연간)20212022202320242025
매출 (억원)4,3315,0535,4515,5345,188
매출총이익률 (%)24.722.023.530.221.7
영업이익률 (%)2.32.85.29.96.8

두 가지가 보인다. 첫째, 매출총이익률(24~30%)은 높은데 영업이익률(2~10%)은 그보다 훨씬 낮다. 설계 자체의 원가는 낮지만, 인건비 중심의 판매관리비가 이익을 크게 갉아먹기 때문이다. 지식 사업의 원가는 결국 사람이다. 둘째, 2024년에 영업이익률이 9.9%로 튀었다. 신한울 3·4호기 재개 같은 대형 원전 프로젝트의 설계 물량이 몰린 해다. 설계는 이렇게 수주의 파도에 따라 마진이 출렁인다. SMR 시대에는 표준설계라는 새 물량이 이 두뇌에 얹힌다.

4. 주기기: 원자로를 벼려내는 대장간의 투자 국면

이제 사슬의 심장, 원자로 그 자체를 만드는 곳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같은 주기기를 만든다. 수백 톤짜리 쇳덩이를 벼리고 깎고 용접하는, 세계에 몇 없는 대형 단조 능력이 이 회사의 무기다. 뉴스케일과 테라파워 같은 세계적 SMR 설계사들이 정작 제작은 이 회사에 맡기는 이유다.

c = dartlab.Company("034020")   # 두산에너빌리티, 주기기·대형단조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두산에너빌리티 (연간)20212022202320242025
매출 (조원)12.515.517.616.217.1
매출총이익률 (%)17.116.517.216.816.1
영업이익률 (%)8.07.18.36.34.5

매출은 다섯 회사를 다 합친 것보다 크다. 그런데 영업이익률은 4.5%, 5년 내 가장 낮고 사슬에서도 가장 낮다. 왜 대형 단조라는 희소한 능력이 아직 높은 이익률로 번역되지 않았을까.

세 가지가 겹친다. 첫째, 두산에너빌리티의 17조는 원전만이 아니다. 가스터빈, 풍력, 대형 건설(자회사), 주단조가 뒤섞인 종합 중공업의 숫자다. 이익률이 얇은 건설·플랜트 사업이 전체 마진을 끌어내린다. 둘째, 주기기는 수주 산업이다. 한 건이 몇 년에 걸친 대형 프로젝트라, 원자재 값이 오르거나 공정이 지연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셋째, 지금은 씨를 뿌리는 국면이다. SMR 전용 공장에 8,000억 원대를 투자하는 중이고, 이 설비가 이익으로 돌아오는 건 SMR이 실제로 팔리기 시작하는 몇 년 뒤다. 큰 몸집은 큰 고정비를 뜻하고, 물량이 차기 전까지 그 고정비가 이익률을 누른다.

특히 세 번째가 지금 이 회사를 이해하는 열쇠다. 8,000억 원대 투자는 당장은 감가상각과 고정비로 이익률을 갉아먹지만, SMR이 팔리기 시작하면 같은 설비가 이익을 찍어내는 기계로 바뀐다. 번 돈을 먼저 공장에 넣고 뒤에 물량으로 거두는 이 리듬은, 설비투자와 가동률로 회사를 읽는 법에서 다룬 중공업의 전형적인 손익 구조다. 그래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매출의 크기가 아니라 이익률의 방향으로 읽어야 하고, 그 방향은 결국 SMR 물량이 정한다. 지금의 낮은 이익률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아직 물량이 도착하지 않은 대기 상태에 가깝다.

두산에너빌리티: 커지는 매출과 낮아지는 이익률

정리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사슬에서 가장 대체 불가능한 능력(대형 단조)을 가졌지만, 그 능력이 아직 이익률로 온전히 번역되지 않았다. 협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되, 몸집이 크고 사업이 뒤섞였고 투자 국면이라 마진은 얇다. 이것이 이 글의 첫 번째 교훈이다. 크고 어려운 것을 만드는 힘과, 그것으로 남기는 힘은 다르다.

5. 보조기기: 죽었다 살아난 반전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소의 열교환기, 배열회수보일러(HRSG), 각종 보조기기를 만든다. 원자로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발전소가 서려면 반드시 필요한 몸통이다. 이 회사의 5년은 이 글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다.

c = dartlab.Company("083650")   # 비에이치아이, 발전 보조기기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비에이치아이 (연간)20212022202320242025
매출 (억원)2,3493,3023,6744,0477,741
매출총이익률 (%)-2.710.612.014.615.5
영업이익률 (%)-13.02.54.15.49.8

2021년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3%였다. 매출총이익률까지 마이너스였다는 건, 물건을 만드는 원가조차 못 건졌다는 뜻이다. 그런 회사가 4년 만에 매출을 3배로 키우고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4개 분기로 보면 매출은 이미 9,196억 원, 영업이익률은 10.7%다.

무엇이 바꿨나. AI 전력난과 노후 발전 설비 교체가 겹치며 전 세계에서 발전소 건설과 증설이 늘었고, 그 보조기기 수요가 이 회사로 몰렸다. 죽어 가던 회사가 시대의 파도를 타고 살아난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수주 산업의 매출은 대형 프로젝트 인식 시점에 따라 크게 출렁이므로, 한 해의 급증을 항상성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이익의 진짜 체력은 여러 해의 경로로 봐야 한다는 원칙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순이익의 차이에서 다룬 그대로다.

비에이치아이: 적자에서 두 자릿수로

6. 계측·제어: 인증 이력이 만드는 잠금

우진은 원자로 안의 온도와 중성자를 재는 노내 계측기, 그리고 각종 산업용 계측 기기를 만든다. 사슬에서 매출이 가장 작지만(1,504억 원), 이익률은 가장 안정적으로 높다.

c = dartlab.Company("105840")   # 우진, 원자로 계측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우진 (연간)20212022202320242025
매출 (억원)1,0771,2411,2911,4071,504
매출총이익률 (%)28.430.133.533.331.2
영업이익률 (%)7.69.611.911.49.4

매출총이익률이 30% 안팎으로 사슬에서 가장 높고,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률은 12.4%다. 두산에너빌리티(4.5%)의 세 배 가까이 된다. 매출이 100분의 1인데 이익률은 세 배다.

핵심은 대체 불가능성이다. 원자로 안에 들어가 안전을 감시하는 계측기는, 값이 조금 싸다고 검증 안 된 제품으로 바꿀 수가 없다. 원자력 안전 규제를 통과한 이력, 오랜 납품 실적 자체가 진입 장벽이다. 이 잠금(lock-in)이 값을 정하는 힘, 곧 이익률이 된다. 반도체 사슬에서 모래를 정제하는 폴리실리콘보다 특정 라인에 잠긴 소재·부품이 더 잘 벌었던 논리가 원전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남이 못 만드는 작은 것이, 아무나 못 바꾸는 힘을 가진다.

7. 운영·정비: 원전 수명주기가 만드는 반복 매출

원전은 짓고 끝이 아니다. 한번 지으면 40년, 수명 연장을 하면 60년을 돌린다. 그동안 매년 계획예방정비를 하고 부품을 갈아 끼워야 한다. 한전KPS가 그 일을 맡는다.

c = dartlab.Company("051600")   # 한전KPS, 발전소 정비
c.select("IS",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한전KPS (연간)20212022202320242025
매출 (억원)13,80614,29115,33915,57115,765
매출총이익률 (%)15.715.818.419.015.1
영업이익률 (%)9.09.113.013.58.9

매출은 1.4조 원대에서 완만하게 늘고, 영업이익률은 8~13%로 사슬에서 가장 꾸준하다. 최근 4개 분기 기준 10.3%다. 건설이 파도라면 정비는 조수(潮水)다. 새로 짓는 물량이 없어도 이미 돌아가는 발전소가 있는 한 매년 정비 수요가 들어온다. 이 예측 가능성이 안정적 이익률의 원천이다. SMR은 이 조수를 더 넓힌다. 작은 원자로가 여러 곳에 흩어져 서면, 정비할 대상도 그만큼 늘어난다.

원전 밸류체인 이익률 사다리

8. 숫자를 오해하지 않는 법, 그리고 부가가치의 법칙

지도를 다 걸었으니, 이 글의 숫자를 오해하지 않는 법 네 가지를 짚는다.

첫째, 이 이익은 아직 SMR이 아니다. 다섯 회사의 매출과 이익은 지금 이 순간 대형 원전, 가스터빈, 화력·복합화력 발전, 산업 설비에서 나온다. SMR은 2028년 인가, 2034년 첫 운전이 목표인 미래의 매출이다. 이 글은 SMR이 곧 얹힐 밸류체인의 이익 구조를 미리 읽은 것이지, SMR 매출을 실측한 것이 아니다.

둘째, 이 회사들은 SMR 순수 기업이 아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17조 매출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다. 그래서 이 글의 이익률은 각 회사 전체의 숫자이지, 원전 사업부만의 숫자가 아니다. 한 회사를 원전만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셋째, 스크린 값과 실측 값은 다르다. 전 종목을 훑는 dartlab.scan은 최신 분기를 포함한 근사치라 사이클 국면에서 부풀거나 줄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의 표에 실린 이익률은 전부 손익계산서를 분기 단위로 받아 연간(또는 최근 4개 분기)으로 다시 합산한 실측이다. 어떤 값을 어떻게 구했는지는 아래 검증표에 그대로 공개한다.

넷째, 이익률만으로 좋고 나쁨을 말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낮은 이익률은 그 회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사슬에서 맡은 자리와 지금의 투자 국면이 만든 그림이다. 부가가치가 어디 앉는지를 보는 지도일 뿐, 종목 추천이 아니다.

이제 첫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부가가치는 왜 가장 큰 설비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계측과 정비를 대는 조연에게 더 많이 앉았나. 이익률이 솟은 곳은 두 가지가 겹친 자리였다.

  1. 대체 불가능성. 원자로 안에 들어가 검증을 통과한 계측기(우진)는 값이 싸다고 바꿀 수 없다. 반면 발전 플랜트 건설은 경쟁이 치열해 값을 시장이 정한다. 남이 못 바꾸는 것일수록 이익률이 높다.
  2. 서비스의 지속성. 한번 지은 발전소는 수십 년 정비 수요를 낳는다(한전KPS). 한 번 팔고 끝나는 설비보다, 오래 먹는 서비스가 이익을 안정적으로 지킨다.

가장 크고 어려운 주기기를 만드는 힘은 두산에너빌리티에 있지만, 그 힘이 이익으로 번역되려면 SMR이 실제로 팔리고 8,000억짜리 공장이 물량으로 차야 한다. 그 전까지 이익은 사슬의 조용한 자리, 곧 대체하기 어렵고 오래 먹는 곳에 앉는다. 부가가치는 설비의 크기가 아니라 협상력과 지속성의 크기로 결정된다. 이것은 반도체 사슬에서 본 법칙, 그리고 벡터 검색 스택 지도에서 본 답과 정확히 같은 문법이다.

그래서 앞으로 SMR 뉴스를 볼 때 함께 봐야 할 것을 남긴다.

  • SMR 실제 수주와 매출 인식. 지금까지는 설계와 실증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매출이 손익계산서에 잡히기 시작하는 시점이, 이 밸류체인이 기대에서 실적으로 넘어가는 신호다.
  • 주기기 회사의 이익률 회복. 8,000억짜리 공장이 물량으로 차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낮은 이익률이 올라올 수 있다. 매출이 아니라 이익률의 방향을 봐야 한다.
  • 계측·정비의 꾸준함. 원자로가 몇 기든, 안전 계측과 정비는 반드시 따라온다. 조용하지만 가장 오래 먹는 자리다.

원자로를 공장에서 찍어내는 시대가 정말 온다면, 그 돈이 사슬의 어디에 앉을지는 이 지도 한 장이 미리 알려준다. 가장 큰 것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가장 바꾸기 어렵고 가장 오래 먹는 곳이다.

검증표

본문의 모든 실측 수치는 아래 호출로 재현된다. 한국 상장사는 DART 기반 dartlab 실측, 미국 설계사·운영사·전력 수요자는 EDGAR 10-K의 사업 설명을 공정 지도 근거로 붙였다. scan은 스크린이고, 표의 이익률·매출은 손익계산서를 분기 단위로 받아 연간(또는 최근 4개 분기, TTM)으로 합산한 실측이다. 데이터 기준: 2026-07-04, 2025년 연간까지 반영(일부 회사는 2026년 1분기 포함 TTM 병기).

본문 수치dartlab 호출결과
두산에너빌리티 2025 영업이익률 4.5%, 매출총이익률 16.1%Company("034020").panel("IS") 분기 합산실측
두산에너빌리티 매출 12.5조(2021) → 17.1조(2025)Company("034020").panel("IS") 매출 합산실측
한전기술 2024 영업이익률 9.9%, 2025 6.8%Company("052690").panel("IS")실측
비에이치아이 매출 2,349억(2021) → 7,741억(2025)Company("083650").panel("IS")실측
비에이치아이 영업이익률 -13.0%(2021) → 9.8%(2025), TTM 10.7%Company("083650").panel("IS")실측
우진 2025 영업이익률 9.4%, TTM 12.4%, 매출총이익률 31.2%Company("105840").panel("IS")실측
한전KPS 2024 영업이익률 13.5%, 2025 8.9%, TTM 10.3%Company("051600").panel("IS")실측

기술 원리(SMR 정의, 모듈화·피동안전, 한국형 i-SMR 일정, 두산-뉴스케일 관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형모듈원자로 개요, 두산에너빌리티 SMR 소개, 전기신문: 韓 SMR 2028년 인허가·2034년 첫 운전, 삼일PwC SMR 가이드북, 머니투데이: AI 전력 폭증과 두산에너빌리티 수주를 참고했다. 외부 본문은 원리와 일정 참고용이며, 이익률·매출 숫자는 전부 우리 데이터 실측이다. 공정 지도에 붙인 미국 설계사와 전력 수요자는 EDGAR 10-K의 사업 설명을 비교 축으로 썼고, 국내 수치는 DART 기반 dartlab 실측으로 검증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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