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다”는 왜 좁은 문장인가
삼성전자를 반도체 회사라고만 쓰면 사업보고서 첫 문장과 어긋난다. 사업의 내용 첫 설명은 DX 부문, DS 부문, SDC, Harman을 한 덩어리로 묶어 놓는다. TV와 가전과 스마트폰이 DX,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DS, 디스플레이가 SDC, 전장 오디오가 Harman이다. 반도체는 이 넓은 그림 안에서 한 부문의 이야기다.
제품 표로 내려가면 숫자가 유혹한다. 2026Q1 칸에서 DS 부문 817,156억원이 DX 부문 526,547억원보다 크게 보인다. 그렇다고 817,156억원을 회사 전체 매출로 바로 외우면 틀린다. 같은 표에 부문간 내부거래 제거라는 보정 설명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편이 가르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공시 “문장”을 근거로 삼는 법이다.
그래서 이번 편은 재무 숫자를 지나 사업보고서 본문으로 들어간다. panel("사업") 안에서 사업의 개요, 제품과 서비스, 원재료, 생산설비를 열고, 각 구역에서 공시 문장 하나를 골라 그 문장이 무엇의 근거인지 말하는 연습이다. 거창한 분석이 목표가 아니라, 표 조각과 본문 문장을 섞지 않고 읽는 습관이 목표다.
바로 앞 편 사업보고서, 코드로 열기에서는 긴 보고서를 목차 지도로 먼저 열어 “내가 어느 구역을 보는지”부터 확인했다. 이번 편은 그 지도 위에서 실제 문장을 읽는 단계다. 아직 회사 여는 코드가 낯설면 DART 종목코드, 회사 열기를, 재무 숫자부터 보고 싶으면 재무제표, 파이썬 한 줄을, 기간 칸이 왜 중요한지는 재무제표 기간, Y와 Q 조회를 먼저 보면 된다.
import dartlab
import re
def shortRows(frame, n=5):
rows = frame[["chapter", "sectionLeaf", "leafType", "2026Q1"]].head(n).to_dicts()
clean = []
for row in rows:
text = re.sub(r"<[^>]+>", " ", str(row.get("2026Q1") or ""))
text = text.replace("\n", " ").replace(" ", " ")
text = re.sub(r"s+", " ", text).strip()
clean.append({
"위치": row["sectionLeaf"],
"종류": row["leafType"],
"2026Q1": text[:180] + ("..." if len(text) > 180 else ""),
})
return clean
c = dartlab.Company("005930")
c.market 결과가 KR이면 DART 회사로 열렸다. 위 셀의 shortRows는 뒤에서 반복해서 쓸 짧은 미리보기 함수다. 원문 태그를 지우고 위치, 종류, 2026Q1 본문 조각만 남긴다. 이제 사업보고서 사업 구역을 연다.
business = c.panel("사업")
shortRows(business, 3) 앞쪽에는 II. 사업의 내용, 1. 사업의 개요, text 같은 위치와 종류가 보이고, 오른쪽 기간 칸에는 사업 설명 문장이 들어 있다. 2026Q1 칸의 첫 문장에는 삼성전자가 본사를 거점으로 DX 부문, DS 부문, SDC, Harman 산하 종속기업을 둔 글로벌 전자 기업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습관은 “숫자처럼 보이는 것만 근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사업보고서 본문은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제품을 팔고, 어떤 원재료를 사며, 생산능력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알려 준다. 이 근거는 손익계산서 숫자와 다른 종류의 근거다.

사업의 개요에서 주어를 찾는다
사업의 개요는 회사가 자기 사업을 가장 넓게 설명하는 자리다. 초보자는 이 문장을 읽자마자 “그래서 좋은 회사냐”로 뛰기 쉽다. 아직 아니다. 먼저 주어를 찾는다.
business 미리보기의 첫 줄은 사업보고서 안에서 사업의 내용 장에 속한다. 글과 표 종류는 text다. 그래서 이 줄은 표의 숫자라기보다 사업 설명 문장으로 읽어야 한다.
이 문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이런 정도다.
삼성전자의 사업 설명은 DX 부문, DS 부문, SDC, Harman을 함께 놓고 시작한다.
이 문장은 투자 결론이 아니다. 공시 본문에 근거한 사업 범위 문장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다”라고만 쓰면 너무 좁다. 사업보고서의 첫 설명은 TV, 가전, 스마트폰,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오디오까지 한 덩어리로 둔다.
이렇게 읽으면 다음 질문이 생긴다. “그중 돈이 어디서 많이 나오나?” 그 질문은 제품과 서비스 절에서 본다.
제품과 서비스는 돈의 지도를 준다
사업 설명이 큰 지도라면, 제품과 서비스는 돈이 걸린 지도다. 바로 제품 topic을 연다.
products = c.panel("제품")
shortRows(products, 5) 앞줄에는 2. 주요 제품 및 서비스가 보인다. text 줄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마트폰 같은 완제품과 DRAM, NAND Flash, 모바일AP 같은 반도체 부품, 스마트폰용 OLED 패널, Harman 제품이 함께 나온다.
그다음 table 줄에는 부문, 주요 제품, 매출액, 비중이 붙는다. 2026Q1 칸에서는 DX 부문 526,547억원, DS 부문 817,156억원, SDC 66,935억원, Harman 38,263억원 같은 값이 보인다. 이 값을 바로 회사 전체 매출이라고 외우면 안 된다. 같은 줄에 부문간 내부거래 제거 같은 보정 설명도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좋은 읽는 순서는 이렇다.
sectionLeaf가2. 주요 제품 및 서비스인지 확인한다.leafType이text인지table인지 확인한다.text에서는 제품 이름과 사업 범위를 읽는다.table에서는 부문별 매출과 비중을 보되, 내부거래 제거 설명을 같이 본다.
여기까지 읽으면 “어떤 제품을 파는가”와 “어느 부문이 크게 보이는가”를 분리할 수 있다. 제품 이름은 사업 설명이고, 매출액은 표 조각이다. 둘을 섞어 한 문장으로 쓰려면 반드시 기간과 단위를 같이 적어야 한다.
원재료는 거래망의 힌트다
사업을 이해할 때 제품만 보면 절반이다. 제품을 만들려면 원재료와 부품이 들어온다. 그래서 원재료 topic을 연다.
materials = c.panel("원재료")
shortRows(materials, 5) 앞줄에는 3. 원재료 및 생산설비가 보인다. 2026Q1의 본문에는 DX 부문이 모바일AP 솔루션, 모바일용 메모리, Camera Module 등을 Qualcomm, Micron, 삼성전기 등에서 공급받고, TV와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CSOT 등에서 공급받는다는 설명이 나온다. DS 부문에는 Chemical, Wafer 같은 원재료와 솔브레인, SILTRONIC 같은 공급처가 보인다.
이 문장을 읽고 쓸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 공급망은 넓다” 같은 추상 문장이 아니다. 더 정확한 문장은 이렇다.
사업보고서 원재료 절에는 모바일AP, 모바일용 메모리, 카메라 모듈, 디스플레이 패널, Chemical, Wafer 같은 품목과 일부 공급처가 함께 제시된다.
이 정도가 공시 문장 근거에 맞다. 어느 회사가 얼마나 중요한 공급처인지, 가격 협상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공급 병목이 어디인지까지 말하려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이 편은 거래망의 힌트를 찾는 데서 멈춘다.

생산설비는 숫자보다 기준을 본다
원재료와 같은 절 안에는 생산설비 설명도 들어 있다. 생산설비 topic을 열어 본다.
facilities = c.panel("생산설비")
shortRows(facilities, 5) 이 결과도 3. 원재료 및 생산설비 근처에서 나온다. 그래서 “원재료”와 “생산설비”가 완전히 다른 방에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업보고서에서는 같은 절 안에서 원재료 설명, 가격 변동, 생산능력, 생산실적, 가동률이 이어질 수 있다.
생산능력 설명에는 계산 기준이 나온다. 예를 들어 DX 부문의 주요 품목별 생산능력은 평균 라인 수, 시간당 평균 생산실적, 일 평균 가동시간, 표준 가동일수 같은 기준으로 산출한다고 설명한다. DS 부문의 메모리 생산능력은 1Gb 환산 기준을 사용한다는 설명도 보인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은 값 하나가 아니다. “이 회사가 생산능력을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가”다. 생산능력과 가동률은 회사마다 산식과 단위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생산설비 절을 읽을 때는 숫자를 먼저 외우지 말고 기준 문장을 먼저 잡는다.
문장과 표를 섞어 쓰지 않는다
사업보고서 본문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문장과 표를 같은 방식으로 읽는 것이다. leafType이 text인 줄은 문장 근거로 읽는다. leafType이 table인 줄은 표 조각으로 읽는다.
제품 절의 text 줄은 제품 종류를 설명한다. 제품 절의 table 줄은 부문, 주요 제품, 매출액, 비중을 묶는다. 원재료 절의 text 줄은 어떤 원재료를 누구에게서 사는지 설명한다. 원재료 절의 table 줄은 품목, 용도, 매입액, 비중, 주요 매입처를 묶는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문장 종류를 나눠야 한다.
나쁜 문장: “DS 부문이 크고 원재료도 많다.”
좋은 문장: “2026Q1 제품 표에는 DS 부문 매출액과 비중이 보이고, 원재료 본문에는 Chemical과 Wafer 같은 DS 부문 원재료와 공급처 예시가 함께 나온다.”
좋은 문장은 멋있어서 좋은 것이 아니다. 어떤 표에서 본 값인지, 어떤 본문에서 본 설명인지 분리했기 때문에 좋은 문장이다.
DART와 EDGAR의 경계를 둔다
EDGAR 재무제표, 코드 실행에서는 Apple의 IS, BS, CF를 열었다. 그때 확인한 것은 EDGAR 재무 panel이다. 이번 편에서 확인한 것은 DART 사업보고서의 사업 본문 panel이다.
둘을 섞으면 안 된다. Company("AAPL").panel("IS")가 된다고 해서 Apple의 사업 본문도 DART 사업보고서와 같은 topic으로 열린다고 말하면 과장이다. 이 연재에서는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않은 것을 나눠 둔다.
독자가 지금 배운 것은 DART 사업보고서에서 사업의 내용, 제품과 서비스, 원재료, 생산설비를 panel(topic)으로 좁혀 읽는 법이다. 미국 공시의 본문 섹션은 뒤에서 따로 확인한 뒤 다룬다.
원천 페이지를 같이 둔다
코드가 표를 열어도 원천 감각은 따로 둬야 한다. dartlab으로 보는 사업 본문은 DART 정기보고서에서 온다. 국내 공시를 직접 찾는 공식 입구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이다. 회사 하나의 공시를 찾고 싶으면 DART 회사별 검색을 쓴다.
API와 원천 파일 흐름이 궁금하면 OpenDART 공시정보 개발가이드를 본다. 이 링크를 외우라는 뜻은 아니다. 코드로 panel("사업")을 열 때도, 그 표가 법정 공시에서 온 조각이라는 감각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미국 기업을 같이 공부할 때는 원천이 다르다. 미국 공시는 SEC Search Filings에서 회사와 filing type으로 찾을 수 있고, 본문 단어까지 찾고 싶으면 EDGAR Full Text Search를 쓴다. 그래서 이 연재는 DART와 EDGAR를 함께 보되, 확인된 범위를 섞지 않는다.
원천 페이지를 같이 두는 이유는 단순하다. 코드 결과가 길거나 이상해 보일 때, 바로 결론을 쓰지 않고 원문 위치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사업보고서 본문은 요약 카드가 아니라 원천 문서의 조각이다. 공시 문장을 근거로 쓰려면 이 감각이 필요하다.
자주 걸리는 함정 셋
- 제품 표의 부문 매출액을 회사 전체 매출로 바로 외우면 틀린다. 부문간 내부거래 제거 설명이 같은 표에 붙어 있다.
- 원재료 절에 공급처 이름이 보인다고 공급망 결론을 쓰면 과장이다. 공시가 주는 것은 품목과 공급처 예시뿐이고, 누가 얼마나 중요한지와 병목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 생산능력과 가동률은 값보다 기준을 먼저 본다. 산식과 단위가 회사마다 달라 숫자를 그대로 비교하면 어긋난다.
이번 편 코드는 브라우저 글 안에서 도는 범위(Company, market, panel, head)만 쓴다. 원문 태그나 긴 문장이 보이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법정 공시 문서에서 온 조각이라는 증거다. 시세, 뉴스, 수급, 최신 공시 알림은 로컬 확장 코스에서 다룬다.
다음 편에서 할 것
이번 편은 사업보고서 본문에서 사업의 개요로 회사의 주어를 찾고, 제품과 서비스로 돈의 지도를 보고, 원재료와 생산설비에서 거래망과 생산 기준의 힌트를 잡았다. 다음 편에서는 주석으로 들어가, 재무상태표의 한 줄이 무엇으로 쪼개지는지 panel("주석") 같은 결과를 BS 숫자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본다. 오늘 기억할 한 줄. 사업보고서 본문은 투자 결론이 아니라 결론을 쓰기 전 근거 문장이다.